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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연 티맥스소프트 사장 "빌 게이츠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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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연 티맥스소프트 사장 "빌 게이츠 나와라"

입력
2008.03.1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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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회사 사환으로 주경야독 하던 13세 소년은 가난에 허덕이던 가족을 위해 무조건 세상의 1등이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40여 년 후 그 꿈은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를 향한 도전장으로 살아났다. 박대연(52) 티맥스소프트 사장이 그 꿈의 주인공이다.

박 사장은 19일 각종 디지털기기를 움직이는 핵심 소프트웨어인 운용체제(OS)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첫 작품으로 휴대용 기기를 위한 내장형(임베디드) OS를 공개했다. OS란 MS의 ‘윈도비스타’ ‘윈도CE’와 같이 PC, 휴대폰, 서버 등 각종 디지털기기 및 응용 소프트웨어를 작동시키는 기반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그만큼 중요하고 어려운 기술이다.

티맥스소프트는 3년 여에 걸쳐 내장형 OS, 윈도비스타 같은 PC용 OS, 전산실에서 사용하는 서버용 OS를 차례로 개발할 계획이다. 1차로 휴대용 디지털기기인 내장형 OS ‘티맥스(Tmax)OS’를 이날 선보였고, 내년 3월에 PC용 OS인 ‘티맥스 윈도’를 내놓는다.

현재 OS 시장은 ‘윈도’ 시리즈를 개발한 MS가 국내 98.8%, 세계 91.58%를 점하고 있다. 그만큼 OS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곧잘 비유됐다. 박 사장이 그 동안 ‘괴짜’ ‘돈키호테’로 불린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살아온 이력을 보면 OS 개발이 결코 무모한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박 사장은 전남 담양에서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빚 보증을 잘못서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그는 갓 돌이 지난 막내 동생을 입양 보내야 할 만큼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곧장 운수회사 사환으로 취직했다. 돈을 벌면서도 ‘공부를 해야 가족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야간 중학, 광주상고 야간부를 다녔고,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고교를 졸업하고 한일은행에 입사한 뒤 전산실에 지원, 소프트웨어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의 1등 근성은 여기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제대로 컴퓨터 공부를 해보겠다는 생각에 잘 다니던 은행에 사표를 내고 32세의 늦은 나이에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오레곤대 컴퓨터학과에서 한 학기에 24학점을 수강하는 등 지독한 공부로 3년 만에 전과목 A학점을 받으며 학사와 석사까지 마쳤다. 이어 남가주대학(USC)으로 옮겨 4년 만에 최우수논문상과 함께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로 돌아와 한국외국어대 제어계측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1997년 티맥스소프트를 설립했다. “IBM 같은 글로벌 기업이 만드는 고성능 소프트웨어를 우리나라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출발점이었다. 그는 직접 개발에 뛰어들어 98년 기업용 소프트웨어의 일종인 ‘티맥스’라는 미들웨어(운용체제와 응용 소프트웨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중간 단계의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그러나 시장은 “국산을 못 믿겠다”며 등을 돌렸다. 박 사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구원을 더 늘리고 품질을 개선했다. 그러던 중 국방부의 경쟁 시연회에서 티맥스가 외국 유수 업체의 제품을 물리치고 당당히 1등으로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이 티맥스를 차츰 채택하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해 국내 시장점유율 35%를 넘어서며 1위에 올랐다.

오로지 1등을 향해 달린 박 사장은 회사 설립 10년이 지난 지난달에야 사장에 취임했다. 그 전까지는 연구소장만 맡았었다. “이제 세계 1등을 향한 충분한 기술력을 갖췄으니 경영을 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사장은 새롭게 뛰어드는 OS 시장에 대해서도 자신만만하다. “회사 설립 당시부터 OS 개발의 꿈을 갖고 있었다. 일방적인 가격책정, 보안지원 미비 등 외국 업체의 독점 폐해를 막는 길은 국산 OS 개발 뿐이다.”

티맥스소프트의 향후 전략은 MS의 윈도 시리즈와 완벽하게 호환이 되고 가격도 저렴한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다. 박 사장은 “티맥스의 경우 MS 윈도시리즈와 100% 호환될 뿐 아니라 기능이 더 뛰어나다”며 “MS 제품보다 월등 앞선 가격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맥스소프트는 이런 장점을 앞세워 비즈니스 관계사인 티맥스코어를 통해 국내ㆍ외 디지털기기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한편, 내년에 PC용 OS 개발이 완료되면 일반 소비자들 대상의 판매도 시작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아직 총각이다. 오로지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오느라 결혼은 생각도 못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장ㆍ차관 워크숍에 강사로 초청돼 어눌하지만 진솔한 강연으로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향후 사업전략을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결코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집념이 전략”이라고 답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 티맥스소프트는

1997년 6월 자본금 1억원, 직원 3명으로 시작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현재 직원은 1,600명이며, 이 중 약 500명이 개발인력이다. 98년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로 미들웨어 '티맥스'를 개발하며 2003년부터 4년 연속 국내 미들웨어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방부, 행정자치부, LG카드, 신한은행, SK텔레콤, 농협중앙회, 대우증권 등이 티맥스 고객사다. 2008년 3월 19일 내장형 OS를 공개한 데 이어 내년 3월 PC용 OS도 발표한다. 매출은 2006년 635억원, 지난해 852억원이며 영업이익은 2006년 103억원, 지난해 80억원.

신상순 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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