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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생산 중단… 건설 공사 올스톱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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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생산 중단… 건설 공사 올스톱 위기

입력
2008.03.1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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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 공사현장의 타설 작업이 멈췄다. 레미콘업계가 원자재가격 폭등에 따른 가격 인상 요구를 건설업계가 받아들이지 않자, 레미콘 공급을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전국 660여 개 중소업체 모임인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19일 “레미콘업계가 요구해온 12% 가격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며 “인상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생산 중단은 무기한 계속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 동안 입장 표명을 유보해왔던 유진, 삼표, 아주, 쌍용, 한일 등 대형업체들까지 생산 중단 대열에 합류해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회 관계자는 “지난해 시멘트 값 인상에 따라 건설업체에 단가를 9% 올려달라고 했지만, 결국 4% 인상에 그쳤다”며 “올해 초 시멘트 값 등 건자재 값이 또 올라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당장 건설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레미콘업계의 파업을 예상해 타설 작업을 조기에 마친 현장이 많지만, 생산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공사 차질이 불가피한 탓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레미콘의 경우 철근처럼 재고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생산 중단이 오래 가면 공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대우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은 당분간 타설 작업을 다른 공정으로 돌려 공사지연을 막을 계획이지만, 파업 사태가 1주일 이상 이어질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자재구매 담당자들의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이날 비상총회를 열고 “레미콘업계의 요구대로 전년 대비 12%(㎥당 6,000원)를 인상해 줄 경우 건설업계에 8,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건설 현장을 볼모로 하는 레미콘업계의 불법 공급중단을 즉시 멈추라”고 촉구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파업 상황에서 협상에 임할 수는 없다”며 “레미콘 업계가 생산 중단을 푼다면 20일부터라도 본격적인 가격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홍사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지난해 인상률(4%) 수준에서 인상폭을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미콘업계는 “지난해부터 계속된 채산성 악화로 올해에만 수도권지역 10개 업체가 도산했다”며 “12%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생산 중단은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양 측의 입장을 수렴해 이번 주 내에 협상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업계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큰데다 뚜렷한 대안이 없어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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