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회장 취임 후 재계 대표 기구로서 전경련의 위상이 예전과 같이 복구됐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에 큰 성과를 올렸다."(SK그룹 고위 관계자)
"조 회장에 대한 평가는 지금부터다. 새 정부와 재계가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어떤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어내느냐가 바로 조 회장의 몫이다."(LG그룹 고위 관계자)
"전경련이 10대 재벌만의 클럽이 아닌 회원사 대다수를 차지하는 300여 개의 중견기업들을 끌어안고 어떻게 회원사간의 통합을 이뤄내느냐가 조 회장의 당면 과제다."(코오롱그룹 관계자)"
20일로 출범 1년째를 맞는 '조석래 호(號)'에 대한 평가는 이처럼 미묘하게 엇갈린다. 조 회장이 이룬 지난 1년간의 성과에 대한 재계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지만 경제 살리기와 노사화합 등 산적한 과제 앞에서는 오히려 '따끔한' 주문이 넘쳐 나고 있다.
중도하차한 강신호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무너진 전경련'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조 회장은 참여정부와는 '코드 불일치'로 불협화음을 노출했고, 특히 대선기간 중에는 '너무 이명박 후보 편을 든다'는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연배로는 재계 좌장 격이지만, 삼성 현대차 LG SK 등 '빅4 재벌'들이 전경련을 외면하는 현실에서 '마이너그룹(효성)'오너로서 재계를 대표하는데 어려움도 많았다는게 주변의 전언이다.
하지만 기업하기 좋은 환경,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투자환경,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조기체결 등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일관된 목소리를 내면서, 조 회장은 점차 대내외적으로 신임을 쌓아갔다.
요란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스타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대선 이후엔 달라진 '비즈니스 프렌들리'환경에 맞춰 이명박 당선인과 한승수 국무총리의 전경련 방문을 이끌어냈고, 주요그룹 회장들의 참여폭도 늘리는 등 전경련의 위상제고와 외연확대에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참여정부 시절 대한상의로 넘어갔던 재계내 주도권이 다시 전경련으로 환원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철 전경련 전무는 "조 회장은 지난 1년간 정 관계 인사나 노조원 등 누구를 만나도'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투자가 증대되고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성화 효과가 높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며 " 기업환경 변화에 대한 그간 재계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사방팔방으로 직접 뛰어다니며 재계 입장을 피력한 열정적 CEO"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정부로부터 친기업 분위기와 규제완화 등 가시적 성과를 얻어내고 있는 이상, 재계도 경제살리기를 위해 상응하는 투자ㆍ고용확대를 실천해야 한다.
대기업들이 가시적으로 고용ㆍ투자확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전경련이나 조 회장 모두 상당히 곤혹스러워 질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전경련은 또다시 "늘 해달라고 떼만 쓰고 스스로 하겠다는 것은 없는 곳"이란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의 글로벌 경기흐름상 투자와 고용을 '눈에 띄게' 늘리기란 쉽지 않은 상황. 조 회장 체제의 앞날이 순탄할 것 같지 만은 않아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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