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미국의 한 편의점에 들른 적이 있었다. 직업상 건강기능식품 코너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필자는 그곳에서 인상적인 광경을 보았다. 한 소비자가 건강기능식품의 포장에 기재된 정보를 열심히 체크하며 제품을 고르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어떨까? 한 소비자단체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70%가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의사가 있지만 실제 구매자는 10%에 그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국민의 낮은 신뢰도를 보여주는 통계다.
웰빙 바람으로 건강기능식품 산업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매년 10~1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이면 4조5,000억원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00여 전문 제조업체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6,000여 제품의 기능ㆍ안전성을 인증받아 제조ㆍ판매하고 있다.
이렇듯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구매를 꺼리는 이유는 뭘까? 필자는 ‘건강기능식품=보신식품’으로 여기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잘못된 생각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가시오가피, 동충하초, 마늘 엑기스 등은 건강기능식품일까? 답은 “노(No)”다. 이들 제품은 소위 ‘건강식품’이지 ‘건강기능식품’은 아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청으로부터 기능과 안전성을 인증받아야 한다. 하지만 소위 건강식품은 민간에서 건강에 좋다고 여겨져 널리 섭취돼 온 식품이다. 이와는 달리 건강기능식품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성을 가진 원료ㆍ성분을 사용해 사용량을 관리하는 형태로 제조된 식품이다. 물론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과도 구별된다.
건강에 좋다고 하면 건강기능식품인지, 아니면 이른바 건강식품인지 구별 못 하고 무조건 섭취해오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은 건강기능식품을 마치 보신탕이나 곰 쓸개즙 같은 보신 건강식품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또 만병통치약으로 간주해 누구나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생각하거나 즉효를 기대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의 기저에는 우리의 오래된 보신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이런 막연한 정서적 인식이 2004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을 제정ㆍ시행하는 등 국가적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보호ㆍ육성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올해 핵심 사업과제를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것으로 정하고 대대적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4월 국제자연건강식품박람회를 열고 건강기능식품 미래포럼을 개최하는 등 연중 건강기능식품 제대로 알기 캠페인을 다양하게 펼친다.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유사 건강식품을 섭취하고 부작용을 호소하거나 불법 건강식품에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특히 이런 뉴스로 인해 건강기능식품 산업 전체가 오해를 받고 매도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이병훈ㆍ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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