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에 마음까지 얹어 파는데 손님들이 감동할 수밖에 없죠. 이제 대형 할인마트도 긴장 좀 해야 할 겁니다.”
대형 할인마트에 밀려 고사 직전인 재래시장 상인들이 한데 뭉쳤다. 단기 수익에 의존한 경영과 각개전투식 영업 등으로 시장의 공동사업에 무관심하던 상인들이 상인회를 중심으로 ‘공용 쿠폰(상품권)’, ‘공동 배송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서울시도 ‘재래시장 육성 종합계획’을 마련, 이 같은 상인들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힘을 얻고 있다. 19일 서울시가 발표한 종합 계획에 따르면 시는 우선 시설의 현대화 작업을 마친 우림골목시장(중랑구 망우동), 송화골목시장(강서구 내발산동), 수유시장(강북구 수유1동), 자양골목시장(광진구 자양동), 사러가시장(영등포구 신길3동) 모두 5곳을 ‘하이 서울 마켓(Hi Seoul Market)’으로 지정하고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이들 시장 상인회는 앞으로 2년간 각각 1억원의 경영활성화 사업비를 지원 받고 시장 특성사업 개발을 위한 컨설팅 등을 받게 된다. 시는 지원 대상을 시내 262개 전체 재래시장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재래시장이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CEO와 같은 역할을 하는 상인회 육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이 서울 마켓으로 지정된 시장 상인회는 우선 공동으로 유니폼을 구입해 상인들이 착용토록 했다. 또 상인들은 물건을 팔 때마다 일정금액의 공동쿠폰을 발행해 소비자들이 활용하게 할 계획이다. 또 월 1회 청소ㆍ방역 실시, 판매대 및 상품용기 개선, 공동 포장지 개발 등을 하고 정기적으로 고객 만족도 평가도 받는다.
시는 또 주차장 확보가 어려운 재래시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 달 초 도입한 ‘무료배송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연말까지 10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주차시설 부족과 배달서비스의 부재가 ‘재래시장 이용 기피’의 주원인으로 지적돼 온 데 따른 조치다. 현재 우림골목시장, 수유시장, 송화골목시장, 사러가시장, 신림1동시장 5곳에서 모두 10대의 배송차량이 운행중이다.
송화골목시장 상인회 조덕준(포목점 운영) 사장은 “배송서비스가 입소문을 타고 번져 이용객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일손이 달려 상인회는 배송 전담 기사를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이와 함께 이 달 말부터 면목골목시장 등 4개 시장 조합에 각 3,000만원의 대출기금을 지원, 상인회가 자체적으로 영세상인 1명당 200만~300만원의 자금을 5% 내외의 저리로 지원하는 ‘Market Loan(장터쌈짓돈) 서비스’도 실시하기로 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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