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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공천 후폭풍… 영남은 親朴 '부메랑' 충청엔 선진 '콧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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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공천 후폭풍… 영남은 親朴 '부메랑' 충청엔 선진 '콧노래'

입력
2008.03.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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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공천 후폭풍으로 신음하고 있다.

현역의원 39%를 과감히 물갈이 했지만 ‘개혁 공천’에 대한 칭송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명박당 만들기’ ‘보복 공천’이라는 비판만 남았다. 공천 탈락자들은 공천 결과에 반발하며 뛰쳐나가 한나라당을 겨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선 통합민주당과, 충청권에선 자유선진당과, 영남권에선 ‘친박근혜 연대’와 맞붙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1대 3의 싸움이다.

친박 연대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동정론’을 내세워 한나라당 전통지지층을 잠식하고 있고, 선진당은 한나라당 낙천자들을 끌어 들여 충청권 바람을 일으킬 태세다. 여기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연일 한나라당을 비판, 친박 탈당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점점 커져 한나라당의 목을 바싹 조이고 있는 형국이다.

1. 헤쳐 모인 親朴연대

수도권·영남서 노골적 ‘박근혜 마케팅’박근혜, 대구서 장기체류…‘간접지원’ 행보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탈당한 친박근혜계 인사들은 두 개의 '친박 연대'로 헤쳐 모였다. 하나는 수도권과 중부권을 타깃으로 한 신당(가칭 '친박 연대')이고, 다른 하나는 영남권 중심의 '친박 무소속 연대'다.

박 전 대표 경선캠프 고문을 지낸 서청원 전 대표는 19일 "이명박 집권 3개월간 원칙도 기준도 없고 승자 독식과 정적 제거, 기회주의 사술만 난무했다"며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그는 친박계 탈당파 이규택 엄호성 의원 등이 이미 둥지를 튼 미래한국당에 입당했다. 서 전 대표는 당 대표를 맡아 서울 동작갑에 출마한다. 홍사덕 전 의원도 20일 입당해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그는 서울 강남권이나 경기 광주 출마를 재고 있다.

신당의 전략은 당명을 가칭 '친박 연대'로 바꾸고 노골적 '박근혜 마케팅'으로 승부를 본다는 것이다. '특정 인물을 가리키는 표현을 당명에 쓰는 것이 가능한가'를 검토 중인 선관위가 어떤 유권해석을 내릴 지가 변수다. '불가' 결론이 나면 '친박' 외엔 별다른 구심 가치도, 한나라당과 차별화한 공약도 없는 신당엔 큰 타격이다.

또 "수도권 유권자는 정책과 이념을 기준으로 거대 정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어 신당은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는 관측도 많다. 다만 통합민주당 또는 자유선진당과 초접전을 벌이는 지역에서 한나라당 표를 분산시켜 승부를 뒤바꿀 수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우려다.

영남권에선 17일 친박 무소속 연대가 떴다. 김무성 의원을 주축으로 박종근 유기준 김태환 의원 등 대략 10명의 의원과 원외 낙천자들이 멤버다. 이들도 박 전 대표 사진을 현수막에 넣거나 박 전 대표가 연상되는 선거 구호를 만드는 등의 전략을 짜고 있다. 다만 선거법 상 '무소속 연대'라는 명칭은 쓸 수 없어 '친박 벨트' 등 대안을 찾고 있다.

무소속 연대의 영향력은 신당보다 막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영남권은 '박근혜 향수'가 강해 박 전 대표 동정론이 먹힐 표밭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말 지역구인 대구 달성으로 내려가 총선 때까지 머무를 예정이다.

이에 대해선 단순한 지역구 선거운동이 아니라 공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무소속 연대를 간접 지원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박 전 대표측은 19일 당 지원유세에 나설지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2. 충청 접수 나선 선진당

이용희 영입 등 이삭줍기로 인물난 타개충남 넘어 충북 바람몰이로 한나라 압박

"충청권 바람을 일으킬 준비가 됐다."

극심한 인물난으로 고전하던 자유선진당 관계자들 얼굴에 최근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공천 후폭풍에서 얻는 반사이익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선진당의 선거전략은 충남에서 바람을 일으켜 그 여세를 대전과 충북에까지 확산시킨다는 것이었는데 공천탈락자 영입으로 충청권 바람몰이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한다.

19일 선진당에서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재선 전 대전시당위원장의 입당식이 열렸다. 친 박근혜계로 분류되는 재선의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4ㆍ25재보선 때 대전 서구을에서 심대평 대표와 맞붙었던 경력이 있다. 선진당은 또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상민 의원이 선진당 후보로 대전 유성구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이 입당하면 선진당은 10석이 된다. 선진당 관계자는 "대전엔 당 정책위의장인 권선택(중구) 의원도 출마하기 때문에 한번 해볼 만한 게임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선진당은 17일 공천탈락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이용희(보은ㆍ옥천ㆍ영동) 국회부의장도 영입했다. 4선으로 충북에서 상당한 기반을 가진 이 부의장의 영입은 총 8석이 걸린 충북 지역에서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총 10개 선거구가 있는 충남에선 당의 간판인 이회창(예산煇ゼ? 총재와 심대평(공주ㆍ연기) 대표뿐 아니라 박상돈(천안을) 김낙성(보령ㆍ서천) 의원, 변웅전 전 의원(서산ㆍ태안) 등이 출전해 비교적 전망이 밝은 편이다. 선진당은 내친 김에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이진구(아산) 의원의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선진당에게 한나라당의 공천 후폭풍은 단순히 인재영입에 도움을 받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정치보복''계파간 나눠먹기' 등 한나라당 공천과정에서 나온 부정적 이미지가 충청 민심을 돌아서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여론조사를 돌려보면 대전과 충북에서도 선진당이 한나라당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충청에선 집권당의 오만과 독선에 대한 견제 심리가 특히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3. 독설 퍼붓는 YS

“버르장머리 고쳐줘야” 연일 직격탄영남 총선구도 미묘한 파장 부를수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연일 한나라당을 향해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 전 대통령의 강도 높은 비판이 총선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일 친 박근혜계의 좌장격으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의 부산 남구을 선거사무실을 방문, "(한나라당) 버르장머리를 고쳐 줘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의와 절개, 지조를 지키는 것"이라며 "선거에는 국민의 지지가 제일 중요한데 한나라당에서 공천했다는 사람보다 여론조사에서 7배나 높은 지지를 받은 김 의원을 낙천시키는 것이 공천이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이 버릇을 고쳐 줘야 한다"며 "버르장머리를 고쳐서 압도적 다수로 김 의원을 국회로 보내 주는 일을 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부산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전국적 인물이 된 김 의원은 앞으로 대통령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김 의원이 국회의원이 돼 서울에서 만날 날을 고대하겠다"고 추켜세웠다. 김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비서 출신이다. 김 전 대통령은 전날 경성대 특강에서도 한나라당의 공천 결과에 대해 "민의를 전혀 존중하지 않은 공천으로 아주 실패한 공천, 잘못된 공천"이라고 맹비난했다.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김 전 대통령의 강도 높은 한나라당 비판은 공천 탈락에 반발한 친박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가 봇물을 이루는 상황과 맞물려 총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영남권 총선 구도에 미묘한 파장을 부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에는 차남 현철씨와 자신의 대변인격인 박종웅 전 의원 등 당내 '민주계' 인사들이 상당수 공천을 받지 못한데 대한 불쾌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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