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독립 시위가 거셌던 시짱(西藏)자치구(티베트)의 라싸(拉薩)에서 시위자와 정치범은 물론 그 가족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체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10일 시위 발생 이후 모두 105명의 시위자들이 자수했다고 19일 공개했다.
중국 치안 병력은 이날 라싸 시내 주택들을 일일이 수색하면서 시위자를 색출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가택수색이 진행되고 있음을 중국 당국으로부터 확인한 뒤 조만간 라싸에 제2호 포고령이 내려진다고 전했다. 중국 경찰은 시위를 주도한 캄바 티베트족의 거주지를 집중 수색 중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장칭리(張慶黎) 시짱자치구 당서기는 "이번 싸움은 생과 사를 가르는 결전"이라며 "사태를 배후 조종한 달라이 라마야 말로 악마"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인도 다람살라의 티베트 망명 정부는 "중국이 시위의 뿌리를 뽑기 위해 옛 정치범의 가족까지 표적 검거 중"이라고 밝혔다. 망명 정부는"중국 정부가 탱크 등으로 중무장한 군인 및 경찰을 동원해 라싸에 대한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며"간쑤(甘肅)성 마취(瑪曲)현의 19명 사망설이 공식 확인돼 사태의 희생자는 9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의 시위 진압에 맞서 시위대의 저항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목격자 증언을 인용, 18일 오후 라싸에서 중국 경찰 차량에서 사제 폭탄이 폭발해 경찰 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동조시위가 격렬하게 진행됐던 쓰촨(四川)성 아바 지역 티베트족 자치주 등도 사실상 봉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아바의 한 호텔 직원이 18일 밤 시위가 벌어진 뒤 총성이 울렸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티베트 망명정부측은 아바 지역에서도 십여명이 희생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지난 주말 이후 라싸의 시위 가담 혐의자 1,000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신기자클럽은 이번 사태 취재와 관련해 라싸, 베이징(北京), 청두(成都),시닝(西寧), 간쑤성 등지에서 중국 당국의 취재 방해가 최소 30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 간쑤성 사원도시 샤허(夏河)에서 취재를 하던 핀란드방송 특파원과 카메라기자 등 2명이 구금됐다 풀려났고 영국 특파원 존 레이는 16일 샤허 부근에서 추방됐다. 티베트 망명정부는 중국 현지에서 입수했다는 시위 사망자 사진들을 공개, 총기를 발포하지 않았다는 중국 정부 입장을 반박했다. 칭하이(靑海)성 안둬(安多)에서 시위 도중 사망한 사람들을 시체보관소에서 촬영한 것이라는 이 사진들 중에는 총상의 흔적이 선명해 중국 정부와의 공방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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