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노래방 새우깡'에서 생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8일 제과업계는 당혹과 충격에 빠졌다.
당사자인 농심은 당장 급한 불을 끄느라 종일 진땀을 흘렸다. 손욱 회장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농심에 있다"며 "전 생산공정은 물론, 외주 단계의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점거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곧바로 '노래방 새우깡'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제품 회수에 들어갔다.
농심 내부에선 성장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터진 이번 사건이 자칫 회사의 존립을 뒤흔드는 사태로 비화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새우깡은 제과업계 전체 매출의 4%, 과자 매출의 25%를 점하는 '국민 과자'. 비록 이번 제품이 국내에서 생산된 일반 새우깡이 아니라 중국에서 반제품으로 들여온 것이지만, 회사의 이미지 실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농심이 이물질 발견(2월 18일) 이후 한달 간 시중 제품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난 여론마저 일고 있다. "이물질의 실체와 유입 경위를 파악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하던 농심이 "전적으로 잘못했다"며 사실상 백기를 든 것도 이 같은 비난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입 경로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반제품을 생산하는 중국이 진원지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관련 업체도 이번 사건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를 예의 주시하며 긴장된 하루를 보냈다. 일부 업체는 과자생산 공장 등에 '위생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는 급전을 날렸다. A업체 관계자는 "평소 제과업계의 철저한 위생 관리를 감안할 때 생쥐머리와 같은 이물질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스낵류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농심의 늑장 대응에 대해 자성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B업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이물질이 발견됐을 때 바로 회수에 나서야 했다"며 "이물질의 실체와 유입 경로를 신속히 밝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안형영 기자 truest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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