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약골 취급을 받는 달러가 유독 원화한테는 강하다. 급격한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이 바람직하진 않지만 추세가 이어진다면 달러자산에 투자해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달러 약세는 또 다른‘안전자산’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 금 등 실물가격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만약 달러로 금에 투자할 수 있다면 환차익과 상품 가격상승이란 일석이조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금상장지수펀드(ETF)가 바로 그런 상품이다. 금ETF는 국제 금값의 등락률과 똑같거나 비슷하게 수익률이 결정되는 연동 펀드다. 거래소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어 일반인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 주가지수에 연동하는 인덱스펀드처럼, 금ETF는 금인덱스펀드로 봐도 무방하다.
금 가격은 이미 온스 당 1,000달러를 넘었지만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근 “전통적으로 금은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아 분산투자 효과가 높다”며 “금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돼 온스 당 1,0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금 투자수요는 전년 대비 97% 증가했고, 세계적으로 금ETF 규모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는 금ETF가 상장돼있지 않지만 투자방법은 간단하다. 증권사에 가서 해외투자를 할 수 있는 증권계좌를 만든 뒤 해외에 상장된 금ETF를 직접 사면 된다. 달러화 표시 거래상품이지만 최근 상황이라면 금값 자체의 상승에다 원화약세에 따른 환차익도 노릴 수 있다.
단 주의할 점은 두 가지. 금 시세에 바로 연동되기 때문에 가공업체 등 금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금섹터펀드보다 출렁임이 클 수 있다. 금섹터펀드는 금값이 오르내려도 실적과 주식시장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하기 때문에 진폭이 낮다. 또 해외에서 사고 팔아야 하는 만큼 차익에 대해 세금(15% 내외)도 내야 한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은 “수시 매매가 가능하고 최근 금값 강세 지속으로 수익률이 높지만 단기투자는 금물”이라며 “분산투자 차원에서 자산의 일부를 장기투자 마인드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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