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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타 내달 입영 앞두고 새 앨범 발매/ "더이상 아이돌에 묶이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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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타 내달 입영 앞두고 새 앨범 발매/ "더이상 아이돌에 묶이고 싶지 않아요"

입력
2008.03.1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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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리에 들어선 그는 반듯했다. 아이돌의 화려함으로 20대를 보낸 강타를 떠올렸을 때 그려지던 스타의 가벼움은 온데간데 없다. 감정의 격함에 호소하던 그의 노래들과 깎은 듯한 외모의 매치를 기억했던 터라 낯설었지만, 입대를 코앞(4월1일)에 두고 삼십대로 진입하는 여느 젊은이에게서나 비치는 불안감이 아이돌에서 뮤지션으로 자라고 있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결 반가웠다.

강타(본명 안칠현)에게 ‘강타’는 뭘까. 입대를 한 달여 남기고 자신의 스페셜 앨범을 내놓은 그를 만난 자리에서 우습게도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이었다. 화려한 가요계의 정점을 경험했던 그에게 스타의 이름표와 같았던 ‘강타’는 아직 유효할까 아니면 부담스러운 장식품으로 변질했을까.

돌아온 답은 명쾌했다. 그리고 그도 이런 고민에 휩싸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딱 들으면 20대 초반의 아이돌이 떠오르는 강타라는 이름이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한 3년 전부터 고민해온 게 사실입니다. ‘이미지 변신을 해야 하는데 이제 버려야 할까’ 라고요. 하지만 그런다면 너무 기회주의적이지 않을까요. 좋을 땐 이 것으로 사랑 받았다가, 이제 불편하다고 버리면 말입니다. 강타로 살아가면서 안 좋은 것도 감수해야죠. 이 이름이 누군가에게 비호감으로 전해지더라도 끝까지 가지고 갈 것입니다.”

지난 3년 국내 무대에서 그를 보기는 힘들었다. KBS 드라마 <러브홀릭> 에 출연하고 앨범 <페르소나> 를 발매한 후 중국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드라마 두 편에 출연하며 꽤 많은 중국팬을 거느렸지만 국내 팬의 기억에서 그는 어쩌면 옅어졌을 지 모른다. “저에겐 한류 1세대의 사명감 같은 게 있어요. 후배들이 중국무대에 진출했을 때 최소한 교과서는 아니더라도 길잡이를 만들어준 선배로 남고 싶었죠. 그래서 중국인들과 정을 들이려 했고 친근감을 쌓아서 한국연예인의 좋은 모습을 심어주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H.O.T의 동료 문희준이 늦은 군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복귀한 모습은 강타에겐 적지 않은 위로였다. “복잡하고 걱정도 많죠. 낯선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있고, 군 동료들은 저에 대해 너무 잘 알 것이고, 제게는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니까요. 하지만 군에 들어가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저에게 부족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입대 날짜가 다가올수록 마음은 편해져요. 젊은 시절 폭풍처럼 가는 군대는 아니잖아요. 그런데요. 희준 형은 통 군대 얘기를 안 해요. 들으면 도움이 많이 될 텐데요. 하하.”

이번 앨범 <이터너티ㆍeternity> 는 입대 일정이 잡힌 후 만들어진 곡들로 지금 강타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솔로데뷔 후 줄곧 불러온 애잔한 발라드들이 주류이다. “힘을 많이 뺐죠. 예전엔 감정이 격해지는 부분이 있곤 했는데, 이번 곡들은 너무 감정적이지 않고 간결하려고 노력했어요. 전하는 말을 줄이려 가사도 적게 썼을 정도입니다.”

군 이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라고 부탁했다. “자유로운 음악인으로 사는 게 꿈입니다. 후배들을 키우며 그들을 무대에 세워 음악의 열망을 창조하는 프로듀서가 되는 모습을 상상해봐요. 일단 제대하면 지금보다 많이 현실적이며 치밀해질 것 같아요. 조금은 ‘아저씨’다워질 것 같기도 하고요.”

그는 아이돌로 사는 것을 부정하진 않겠지만 더 이상 아이돌에 묶이고 싶진 않다고 강조한다. “강타의 예전 팬들은 저의 파트너이고, 앞으로 저를 몰랐던 분들에게 어필하는 게 숙제라고 생각해요. 해외무대에서 역량을 떨치는 음악인으로 성장해 ‘아 강타 음악은 들어 볼만 하구나’ 라는 생각을 심어드리는 게 제 몫입니다. 제대 후 딱 3년만 기다려주세요. 저의 지난 시간이 어떻게 새로운 강타를 만들었는지 보여드릴게요.”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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