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역구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현역 중진들을 꺾고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정치 신예들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인들 가운데는 완전 무명이었던 경우도 많다. 경북 상주에서 3선의 이상배 의원을 꺾은 손승태(59) 전 감사원 사무차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학창 시절부터 고향을 떠나 상대적으로 지역 기반이 취약했지만 2년 전부터 미래문화발전연구회를 만들어 인지도를 높여 온 것이 주효했다.
윤영(52) 전 거제시 부시장도 화려하지 않은 전력의 소유자지만 큰 일을 냈다. 경남 거제의 맹주인 3선의 김기춘 의원을 끌어내린 것. 윤 전 부시장은 행정고시(26회)를 거쳐 경남도 경제통상국장 등 23년 동안 지방관료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2003년 거제시장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후 와신상담했다.
초호화 경력을 무기로 중진들을 제물로 삼은 신인들도 있다. 외무고시와 사법고시를 모두 합격한 뒤 특수부 검사로 이름을 날린 박민식(42) 변호사는 부산 북ㆍ강서갑에서 정형근 의원을 물리쳤다. 국가정보원 도청 사건 당시 서울지검 특수부 수석검사를 맡아 신건 임동원 전 국정원장을 구속 기소해 주목을 받았다.
홍지만(41) 전 SBS 앵커는 대구 달서갑에서 대구시당 위원장인 박종근(3선) 의원에게 승리했다.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신인 중의 신인이지만 아침방송을 통해 주민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각인된 것이 승리의 비결이 됐다.
정태윤(54) 전 한나라당 사이버대책본부장은 부산 남구을에서 친 박근혜계 좌장인 김무성(3선) 의원을 눌렀다. 그는 1992년 이재오 전 최고위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과 함께 민중당 창당을 주도한 후 94년 이들과 함께 당시 민주자유당(한나라당)에 입당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고전이 예상된다.
서울 서초을에서는 ‘BBK 소방수’로 불렸던 고승덕(50) 변호사가 5선 관록의 김덕룡 의원을, 경북 안동에서는 허용범(43) 전 조선일보 워싱턴특파원인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유세단장을 맡았던 3선의 권오을 의원을 눌렀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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