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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웃집 아저씨가 저지른 유괴·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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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웃집 아저씨가 저지른 유괴·살해

입력
2008.03.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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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의 초등학생 실종이 77일 만에 유괴ㆍ살인사건으로 드러나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더니, 닷새 뒤 검거된 용의자가 ‘동네 아저씨’로 밝혀져 모든 부모가 충격에 휩싸였다.

등ㆍ하굣 길 주변에서 언제라도 만날 수 있는 사람이고, 피해자들이 실종 당시 상식적이고 일상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누구든 언제 어디서든 이런 사건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높아졌다. 특단의 사회적 대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검거된 뒤 범행을 극구 부인해 ‘범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일부의 추측을 자아냈을 만큼 용의자는 일반적 주민의 모습이었다. 어린이 2명을 유괴ㆍ살해했다고 의심할 만한 전과도 없었고, 주변에선 ‘조용하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평을 받았다. 어머니 등과의 가족관계도 원만한 편이었다. 특이한 정신적 질환도 없어 보인다. 이런 점들이 오히려 국민들을 더욱 당혹스럽고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없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해 국가와 사회가 엄정한 예방책을 강구하고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수 없다. 정부는 유사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갖가지 근절방안을 거론하지만 피해자 가족만의 피해로 사건은 잊혀지고, 설마 하는 생각에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런 범죄의 발생장소는 대부분 집과 학교 주변 놀이터, 등ㆍ하교 과정일 수밖에 없는데도 범죄는 갈수록 늘고 있다. 가족이 분화하고 맞벌이 부부가 급증하기 때문이라는 등 원인을 설명하는 데 그칠 게 아니다. 어린이 대상 범죄를 예방하는 사회적 제도의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 일례로 지역아동센터 등 방과후 교육시설 확대 등이 시급하다.

사건 수사과정에서는 경찰의 무능이 또 한번 드러났다. 82일 만에 검거된 용의자가 일찍부터 혐의대상에 올랐음에도 겉핥기식 수사로 놓쳐 버렸다. 우연히 시신이 발견되어 언론이 대서특필하자 재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치안과 예방이 미흡하면 사후 수사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데, 범죄 걱정과 함께 경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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