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펌프카와 레미콘 업체들이 가격인상을 요구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중소 건설업체들이 잇달아 분양 연기를 검토, 주택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 전문 중소업체들이 철근 가격 상승과 펌프카와 레미콘 업체들의 가격인상 요구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분양일정을 일제히 미루거나 재개발 등 일부 저수익 사업은 아예 포기하고 있다.
주택전문업체인 Y사의 한 임원은 “미분양 증가로 운전자금마저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건자재값 상승으로 원가상승 압력이 높아져 분양일정을 미룰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청지방의 건설업체인 M사 관계자도 “건축자재를 안정적으로 조달 받을 수 있는 대형사와는 달리 지방업체들은 자재가 없어 사실상 공사를 중단한 상태”라며 “택지를 구입했더라도 공사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분양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건설업체들은 경기 침체로 지난해 말부터 부도직전에 내몰리는 위기를 맞았지만 성수기인 올해 3월이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버텨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시장은 좀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건자재 업체들의 파업까지 겹치면서 한계상황에 이르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부도 건설업체수(일반건설+전문건설)는 5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37개)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대형 건설사들은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내놓은 50만호 주택 공급정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지난달 전국에서 분양된 공동주택은 7,986가구로 당초 계획(3만가구)의 25%도 미치지 못해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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