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작은 했지만,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열기와 호응이었다. 100일 동안 감동과 설레임을 선사하고 16일 폐막한 ‘불멸의 화가-반 고흐’전이 남긴 의미는 특별하다. 개막일 최다(8,000명), 하루 최다(2만 1,000명), 하루 평균 최다(7,500명), 국내 미술전 사상 최다(82만명) 관람객이라는 기록을 쏟아 내서만은 아니다.
‘반 고흐’전은 우리 국민이 고급 문화와 예술에 아직도 얼마나 목말라 하는가를 알게 해 주었다. 아울러, 이런 고급 전시의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고 향유할 만큼 국민의 지적 문화적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도 알게 해 주었다.
불꽃같은 삶으로 빚어낸 반 고흐의 명작 67점을 만나려는 열정에는 남녀와 노소, 빈부와 도농의 구분이 없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엄마, 젊은 연인들, 노부부들, 지방에서 새벽 열차를 타고 온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그들은 붓 터치가 생동하는 <자화상> <아이리스> <씨 뿌리는 사람> , 이런 명작들 앞에서 고독하고 빈궁했던 천재, 자살로 삶을 마감한 불우한 화가의 예술혼과 시공을 초월한 대화를 나누었다. 한 번으로 아쉬워 두 세 번 전시장을 찾게 한 것은 명품전시의 힘이라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씨> 아이리스> 자화상>
좋은 문화예술 작품을 만나는 것은 예술가는 물론, 그의 시대와 소통하는 일이다. 그 소통은 지금ㆍ여기의 우리 삶을 더 잘 이해하게 해 주고 풍요롭게 한다. 4년 전 70여만 명이 찾은 ‘색채의 마술사-샤갈’ 전의 열기에 이어 ‘반 고흐’ 전이 다시 증명해 주었다. 이번 행사는 명품 공연이나 전시가 일부 부유층만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문화행위가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는 점도 알게 했다.
국민의 문화예술 소비 수준을 얕잡거나 낮춰 볼 경우, 내용은 보잘 것 없이 겉만 번지르르한 행사나 잔치성 축제가 양산된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수준 높은 문화기획이 많아져야 한다. 새 정부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불멸의 화가-반 고흐’전이 세운 불멸의 기록을 새겨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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