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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초등생 살해 용의자는 아동성애 성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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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초등생 살해 용의자는 아동성애 성향자"

입력
2008.03.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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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11) 우예슬(9)양을 살해했다고 자백한 정모(39)씨는 아동성애 성향이 있는 남성으로 밝혀졌다.

경기 안양경찰서 수사본부는 17일 안양시 안양8동 다가구주택 내 정씨의 반지하 셋방 컴퓨터에서 다수의 아동 포르노 비디오 파일을 발견해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컴퓨터에 이른바 '롤리타'(Lolita)라고 불리는 아동 포르노물 몇편이 저장돼 있었다"며 "이는 정씨가 아동성애 성향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롤리타는 러시아 출신의 미국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사춘기 때 첫사랑에 실패한 주인공이 성장 후에도 사춘기 소녀에 열정을 느낀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 유래한 '롤리타 콤플렉스'는 어린 소녀에게 품는 비정상적 성욕을 가리키는 용어로 정착됐다.

■ 정씨, 범행 자백-번복 반복

경찰은 이날 오전 "용의자 정씨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며 "정씨가 '이양을 살해할 때 우양도 함께 살해했으며, 이양을 호매실 IC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뒤 우양 시신은 시화호 인근에 버렸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감식팀을 정씨가 진술한 장소로 급파, 우양 시신 수색 및 현장 감식에 나섰다.

정씨는 전날 긴급체포된 이후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다 알리바이를 거짓 진술한 이유를 파고드는 경찰의 추궁에 심경 변화를 일으켜 이날 낮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정씨는 곧바로 진술을 번복하면서 상충되는 진술을 계속해 수사에 혼선을 빚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이양과 우양을 제3의 장소에서 살해한 뒤 각각 호매실 IC와 시화호 주변에 암매장 혹은 유기했다'고 진술했다"며 "하지만 범해동기, 살해수법, 암매장 장소 등에 대해 진술을 횡설수설해 이 부분을 집중 추궁 중"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우양 시신 유기 장소를 시화호 인근 오이도 야산, 시화공단 내 군자천, 시흥 시내 모 공원 등으로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씨가 범행 자백후 향후 처벌에 관한 두려움 때문에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고 판단,범행을 입증할 확실한 물증 확보가 관건이라고 보고 우양 시신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정씨는 1월 10일 경찰 1차 조사 당시 범행 당일(지난해 12월 25일) 알리바이에 대해 "12월 25일 오전에 술을 마셨고, 오후에 대리운전을 위해 명학역에 있었으나 일이 없어 집에 돌아와 잤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정씨는 같은 날 오후 10시에 관양동 K렌터카에서 뉴EF쏘나타를 빌렸고, F대리운전회사 근무기록에도 근무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우양 시신 발굴이 관건

경찰은 정씨가 이양과 우양을 유괴해 집으로 데리고 가 성추행하려다 반항하자 이양과 우양을 차례로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 집에서 혈흔이 검출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정씨가 시신을 '제3의 장소'에서 훼손한 뒤 빌린 렌터카를 이용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 집에 대한 정밀감식에서 혈흔반응 등이 나오지 않아 일단 제3의 장소에서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어떻게 유괴했고 언제 어디서 이양 등을 살해했는지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해 뭐라 단정해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씨가 완전범죄를 자신하다 사체가 발견된 뒤 수사망이 좁혀오자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어머니 집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씨 집 컴퓨터에서 발견된 아동 성애물에 대해 이 관계자는 "정상적인 일반 성인들은 아동 성애물에 혐오감을 나타낸다"면서도 "정씨가 이를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놓고 자주 봤다는 것은 정씨의 범행동기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 영장 신청 후 여죄 추궁

경찰은 18일 오전 중으로 정씨에 대해 이양을 유괴 살해하고 암매장(살인 및 사체유기 등)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정씨가 수원 화성 일대에서 대리운전기사로 일했다는 사실을 확인, 경기 서남부 부녀자 납치살해사건과의 관련성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수법이 경기 서남부 부녀자 납치사건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관련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며 "일단 신병을 확보한 뒤 서남부 연쇄 실종 사건과의 관련 여부를 추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이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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