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코쿠(韓國) 디스카운트’는 이제 흘러간 옛말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일본 투자가들의 한국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한국기업 해외채권 공동 투자설명회를 주관한 UBS증권의 이재홍(사진) 대표는 17일 귀국 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이번 설명회는 한국 경제와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일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의미를 강조했다.
이번 일본 투자설명회에는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농협중앙회 우리은행 등 4개 은행과 신세계, 수자원공사 등 총 9개 국내 기업들이 참가했다. 현지에서는 일본에서 가장 큰 금융자산을 굴리는 우정은행을 비롯해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아사히라이프 등 70여 개의 은행과 보험, 투자신탁회사 등 기관 투자가들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이번 설명회는 최근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이슈로 경색된 미 달러화와 유로화 시장으로부터 자금 조달선 다변화를 모색중인 한국기업들이 풍부한 유동성과 투자잠재력을 가진 일본에서의 첫 데뷔전이었다”며 “일본 투자가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닌 만큼 한국기업에 대한 일본의 관심도 체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투자자들은 어느 특정기업이 아니라 모든 기업에 고루 관심을 보이는 등 한국 기업 정보에 대한 갈증이 커 보였다”며 “특히 경제를 중요시하는 새정부에 거는 큰 기대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사무라이펀드 시장은 지난해 2조2,000억엔 규모로 이중 한국 기업이 조달한 규모는 3,000억엔으로 14% 수준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현대캐피탈이 1월 4,000억원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를 고정 금리 2.34%, 변동 금리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 1.5%포인트 가산한 금리로 발행한 것과 3월 초 LS전선이 100억엔을 발행한 것이 전부다.
서브프라임 전에 현대캐피탈이 0.4% 포인트 가산금리로 조달한 것과 비교해 발행금리가 올라간 것은 사무라이본드 발행 때 적용되는 시장기준금리(Japan Yen Swap Rate) 자체가 최근 6개월 사이 0.7% 포인트(5년물 기준)으로 오르고, 아시아 이머징 마켓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높은 스프레드(유사 선물계약에 대한 동시 매매 투자방식) 요구 때문. 일본 투자가들을 비롯해서 일본 내 외국 투자가들도 친숙한 이름이 아니면 이머징 마켓 기업에 대해 높은 금리를 적용하려는 게 최근 시장의 분위기다.
이 대표는 “이번 설명회에서 보여준 한국기업에 대한 일본 기관투자가들의 관심도로 볼 때 한국기업이 좋은 조건으로 더 많은 물량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우리 기업들이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 측면에서 발행 조건들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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