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75호인 서울 명동의 SC제일은행 구본점(현 제일지점ㆍ사진) 건물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SC제일은행 구본점 건물은 1935년 11월에 준공된 국내 최초의 네오 바로크식(근세 부흥식) 건물. 서민금융기관의 특성을 살려 무계단식 정문구조와 화려하고 전아한 비례감, 영업장 천장의 꽃문양 석고부조 등으로 신축 당시에 숱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건축협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본관 리노베이션을 통해‘최초의 백화점 건물’이란 역사성을 복원한 신세계는 본관 옆에 위치한 제일은행 구본점을 인수, 길 맞은 편의 한국은행 건물과 함께 이 일대를 근대건축이 살아 숨쉬는‘고품격의 거리’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신세계는 본관 복원에 참여한 목원대 김정동 교수(문화재위원)의 자문을 구하는 한편 본관 지하층에서 제일은행 구본점 건물의 지하층을 직접 잇는 통로를 구축하는 방안까지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세계 한 관계자는“지난해부터 이에 대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문화재 건물의 역사성과 가치에 높은 식견을 가진 이명희 회장도 상당히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SC제일은행측은 신세계측으로부터 ‘러브 콜’은 받았지만 아직 매각의사가 결정되지 않은 입장이라며 다소 냉랭한 반응이다. SC제일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한국전 당시 한국은행 본점건물은 내부가 불타버렸지만 이 건물은 원형대로 보존돼 한때 한국은행 본점으로 사용됐고 일제 식민지 시대와 건축 초기의 격동기를 거치며 최근의 고도 경제 성장을 이룩하기까지 반세기 이상을 지내온 건물”이라며 “영국의 스탠다드차터드 본사도 이 건물의 상징성과 의미를 고려할 때 매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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