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 우리투자증권은 LG그룹과 LG에서 분가한 GSㆍLS 그룹 계열사 주식에 투자하는 '범 LG가(家)주식형 펀드'를 내놓았다. LGㆍLS그룹의 정보기술(IT) 성장주(株)와 GS그룹의 내수주에 동시에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펀드다.
출시 2주만인 16일 현재 수탁고는 20여 억원. 과거 삼성그룹에 대한 뜨거운 투자열기만은 못하지만, 요즘 같은 증시상황에선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펀드 설정일 당시 종합주가지수(KOSPI)가 1,720에서 14일 현재 1,626로 94 포인트가 빠졌지만, 수익률은 3.1% 로 범 LG가의 명성과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구ㆍ허씨가(家)가 60여년을 함께 이끌어 온 LG그룹이 LG와 GS로 분가(分家)한지 이 달말로 3년째를 맞는다. 이들은 과연 '이별 후' 무엇을 얻고, 또 무엇을 잃었을까. 개별 그룹으로 독자적 성장발판을 빠르게 구축했지만, 서로의 빈자리도 꽤 크게 느껴진다는 평가다.
■ LG
1999년 LG화재(현 LIG손해보험)를 시작으로 10년간 GS LS 아워홈 LG패션 등 연쇄적 계열분리를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재벌 중 가장 먼저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했다.
LG의 주력 3인 방인 ▦전자 ▦디스플레이 ▦화학 등은 2년간 실적부진에서 벗어나 지난해 '턴 어라운드'에 성공, 올해를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여는 원년으로 삼고 있다. '만년 2위'인 전자제품은 디자인과 기술력에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였고, '위기설'까지 돌던 디스플레이는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대를 회복했다.
LG 성장의 원동력은 구본무 회장의 '고객가치 경영' 에서 찾을 수 있다. 구 회장의 고객가치경영론은 공허한 구호에서 벗어나, 이젠 시스템과 기업문화로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주력업종의 포트폴리오. 전자 통신 화학 모두 시장변화에 민감해 '업 앤 다운'이 심한 업종이다. 또 대부분 수출중심이라, 그룹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내수업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실제로 옛 LG그룹은 수출ㆍ내수가 균형을 이뤘지만, 건설 유통 호텔 등 내수형, 현금형 계열사들은 분가과정에서 모두 GS로 넘어갔다.
하지만 정상국 LG그룹 부사장은"계열 분리후 독자생존을 위한 고민과 모색은 아직 실험단계"라며 "그렇다고 내수가 아쉽다 해서 GS 등과 맺은'신사협정'을 깨고 건설ㆍ유통시장에 뛰어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단언했다.
■ GS
주변의 우려를 깨고 빠른 홀로서기에 완벽하게 성공했다. 홍순기 GS홀딩스 상무"소비자들의 눈과 귀에 익은 LG정유 간판을 GS칼텍스 간판으로 바꾸고 LG자이 아파트를 GS자이 아파트로, LG25 편의점을 GS25로 교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며 "3년만에 GS브랜드 친숙도를 이 정도 끌어올린 것은 매우 놀라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GS에게도 허전한 부분이 있다. LG와는 상반된 고민이다. 즉 정유와 건설, 유통업 등 GS의 주력업종이 모두 내수사업이라 '성장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것. 때문에 밖으로 뻗어나가는 수출형, 해외투자형 신 성장동력에 대한 갈증이 그만큼 크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부족한 2%'의 해결책을 M&A에서 찾고 있다. 첫 대상은 바로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이끌어간다는 구상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본격화할 경우, GS는 상당히 공격적 베팅에 나설 공산이 높아 보인다.
한편 2003년말 분가한 LS그룹도 새 전통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LS는 5월 경기 안양시에 사옥준공과 함께 연수원을 개장한다. 고유의 기업문화와 인재교육, 직원화합을 위해선 무엇보다 독자적인 연수시설 마련이 필수적이기 때문.
고숭철 우리크레딧스위스(CS)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LG와 GS, LS등은 분가 후 R&D나 신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유기적인 협력과 시너지 효과가 크게 줄었지만 경영 투명성과 전문성은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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