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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환율 어디로…외환딜러들이 말한다/ "1달러=100엔=1000원 불가피…중장기 안정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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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환율 어디로…외환딜러들이 말한다/ "1달러=100엔=1000원 불가피…중장기 안정 기대"

입력
2008.03.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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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공황)이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어 불안하다. 설상가상 고객 항의에 시달리고 있다."(홍춘욱 국민은행 파생상품영업부 팀장)

"꿈에서도 돈이 요동 친다. 정상적인 식사와 수면은 엄두도 못 낸다."(김장욱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과장)

지금 은행 외환 딜러들은 초긴장 상태다. 연일 무섭게 치솟는 원ㆍ달러 환율(고소공포)은 하루 새 10원 이상 오르내리는 급격한 변화(어지럼증)까지 동반하고 있다. 외환시장이 환란 이후 가장 긴박해졌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연초에 세웠던 당초 전망은 원ㆍ달러 환율의 대세 하락(원화가치 상승). 하지만 이미 휴지통에 버린 지 오래다. 대부분 외환 딜러는 애초 소수 의견에 그쳤던 "원ㆍ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폭 확대"를 곱씹으며 전망을 고치고 있다. 16일 각 은행 외환 딜러들에게 미궁에 빠진 환율의 향방을 물어봤다.

우선 "최소한 2분기까지는 원ㆍ달러 환율이 네 자릿수(달러 당 1,000원 이상)를 넘을 것"이란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경상수지 적자, 원자재 가격 급등, 세계적인 신용경색에 따른 달러화 선호,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 악재가 겹친 데다 각종 이벤트성 달러 매수(배당금 본국 송금 등)까지 더해 (달러) 매수가 매수를 부르는 과열 분위기라는 것이다.

다만 '1달러=1,000원'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 때문에 1,000원 안팎에서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은 "2분기까지 1,020원, 과열되면 1,060원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하반기엔 하락 반전하면서 연말엔 980원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우현 우리은행 차장은 "3~4월에 연중 고점을 찍겠지만 차트나 시장 수급상황을 감안하면 1,000원대에 계속 머물기보다 일시적인 돌파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1,000원 안착 시 추가 상승(1,030원, 1,015원)을 시도할 것이란 의견(외환ㆍ신한은행)도 있었다.

하반기 이후 하향 안정을 점치는 이유는 "세계 중앙은행의 정책공조가 이뤄지면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진정될 것"(국민은행 홍 팀장),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완화 및 경상수지 개선"(산업은행 엄 팀장, 기업은행 김 차장) 등이다.

원ㆍ엔 환율에 대해서도 비슷한 시각이었다. 달러 약세와 엔화 강세 기조가 유지되는 한 100엔 당 1,000원 돌파가 언제든지 가능하다. 한강헌 하나은행 팀장은 "미국에서 비롯된 신용경색 사태가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글로벌 달러 약세가 좀 더 이어지며 엔ㆍ달러 하락, 원ㆍ엔 상승은 좀더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역시 '일시적'이란 단서를 단 외환 딜러들이 다수였다. 국민은행 홍 팀장은 "엔ㆍ달러 환율이 역사적 저항선(달러 당 100엔)에 도달한데다 일본의 경기 지표가 대단히 부진해 엔ㆍ달러 환율의 급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원ㆍ엔 환율이 1,000원 선에 근접할 수는 있으나 추가 상승은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기업은행의 김 차장도 "단기적으로 '1달러=100엔=1,000원 시대'는 불가피해보이나 하반기엔 대내외적인 환율 상승요인이 완화되면서 다시 1,000원 밑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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