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16일 서울 강남 공천을 단행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김덕룡, 박계동 의원을 탈락시킨 것을 두고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김, 박 의원 모두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만큼 당 안팎에서는 “토사구팽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김 의원과 박 의원이 이미 물갈이 대상으로 꼽혀왔다는 점 때문에 물밑 조율을 거친 예고된 탈락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5선의 김 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져 나왔던 부인의 공천 헌금 수수 파문이 끝내 발목을 잡은 케이스다. 그가 이 대통령의 당내 경선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점 때문에 “설마 자르겠느냐”는 구제론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 전 대표쪽 성향으로 분류되던 김 의원은 경선 직전 이명박 후보 지지로 돌아섰다. 서울과 호남지역에 분포한 이른바 ‘DR계’ 위원장과 당협위원장도 그를 따라 움직였고 결국 그 차이만큼 경선 승부가 갈렸다.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그룹인 6인회의 한 멤버가 되기도 했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김 의원이 낙천됐다고 하더라도 주중 대사 등 새 정부 요직에 기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천을 앞두고 이 대통령과 김 의원간 회동설도 꾸준히 제기됐었다. 김 의원측은 이날 주중대사설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박계동 의원도 이 대통령의 측근을 자임하며 누구보다 경선과 대선에서 앞장섰다. 특히 대선기간 공작정치분쇄 범국민투쟁위원장을 맡아 누구보다 ‘이명박 지키기’에 앞장 섰다. 하지만 2006년 술집 여종업원 추행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윤리위 징계를 받았던 전력이 끝내 그를 낙마시켰다. 박 의원은 이날 “부당한 공천이다. 다른 지역에서 낙천한 인사를 살려서 공천하는 것도 원칙에 어긋난다”며 “향후 대응책은 좀 더 고민해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3선의 맹형규 의원이 탈락한 것은 의외라는 평이다. 본인도 공천 탈락 소식에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대통령직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를 맡았던 데다 공천 예비 심사에서도 일찌감치 단수 후보로 추려져 있어 공천을 자신해왔다.
맹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뉴스를 보고서야 (공천 탈락 사실을) 알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정치인으로서 흠 없이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후 거취에 대해서도 “글쎄, 좀 보자”라고만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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