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여의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칼라일 그룹의 칼라일 캐피탈이 마진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부도위기에 놓였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지수는 1,600선을 하향 이탈했고, 원ㆍ달러 환율은 장중 1,000원까지 급등하면서 투자심리는 급격히 악화됐다. 장 마감 동시호가를 앞두고 지수는 1,600선을 회복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금주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한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8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개최될 예정이지만, 미국 금융사들이 부도위기에 이를 정도로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적극적인 개입(유동성 공급)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다음날인 19일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1분기 실적발표가 있을 예정이며, 21일에는 지난 주 유동성을 공급받아 겨우 위기상황을 모면한 베어스턴스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이다. 시장은 지난 4분기보다는 나은 실적을 기록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만일 이들이 시장의 예상을 깨는 어닝쇼크를 발표할 경우에 이는 증시에 충격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국 증시도 안심할 수 없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어 중국정부가 긴축정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불안한 증시 상황에도 코스피가 1,600선을 지키고 있는 상황은 일단 긍정적이다. 이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탄탄한 편. 하지만 대외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도리어 더 커질 공산도 있다. 현 시점에서는 미국이 최적의 대안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증시의 원상회복에는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우직하게 증시를 관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된다. 증시 상황에 민감하게 대응하기보다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현금비중을 확대한 상태에서 대외변수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 증시 변화를 체크할 수 있는 변수로는 원ㆍ달러 환율, 외국인의 매도 강도, 전일 미 금융주 및 유가 동향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변수를 매일 체크하며 증시의 변화를 가늠하는 것이 현 구간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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