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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로폴리스-동북아 허브 전쟁] (11) 행정서비스 효율성 어떻게 높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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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로폴리스-동북아 허브 전쟁] (11) 행정서비스 효율성 어떻게 높일까

입력
2008.03.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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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카드 하나만 있으면 서울과 경기도 어디를 가든,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요금시스템을 만드는데 3년이나 걸렸습니다.”

경기도청 고위 관계자의 고백이다. 그는 “경기도민과 서울시민은 그 동안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중교통을 갈아타면서 불편을 겪어 왔다”며 “자체 협의가 제대로 안돼 지난 해 7월에야 겨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경제 생활권이자, 통근권인데도 행정의 칸막이 때문에 빚어지는 비효율과 낭비를 지적한 말이다.

사실 도로 철도 등 교통 인프라와 상하수도 쓰레기장 소각장 화장터 등 광역시설 건설 및 설치를 둘러싸고 빚어지는 갈등의 상당 부분은 지역주민의 님비현상(NIMBYㆍ내 뒷마당에는 안된다는 지역 이기주의) 탓도 있지만, 이를 초광역적인 차원에서 해결할 행정서비스의 뒷받침이 없어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여기에는 국가적인 현안인 외국기업의 투자 및 해외 고급두뇌 유치 문제도 포함된다.

서울시는 2015년까지 시를 동북아 금융, R&D(연구개발) 허브로 키운다는 목표 아래 외국인 생활환경 개선활동을 펼쳐 호평을 받고 있다.

학령기 아동을 둔 외국인 전체 자녀의 50%만 수용할 수 있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강북 1곳과 강남 1곳에 외국인학교 신설을 추진 중이다. 외국인 전용 임대아파트도 추가로 세운다. 세금고지서를 발급할 때도 한글과 함께 영어 프랑스어 등 해당 외국인의 모국어를 최근 병기하기 시작했다.

오는 6월까지는 전기 가스 등 공공 요금에까지 이를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이성 서울시 경쟁력강화 본부장은 “외국 기업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의 주거나 자녀교육 문제 등 기본적인 삶의 질이 확보되지 않으면 어떤 외국 기업도 쉽게 서울을 찾지 않아 외국인이 살기 편한 도시 만들기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투자유치 관계자는 “수도권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함께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KOTRA 인베스트 코리아(외국인 투자유치 공식기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투자유치 분야에 있어 서로를 협조대상이 아닌 경쟁 상대로 생각하고 각종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오히려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행정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주요 현안들은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각 권역별 지자체가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해결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용규 박사 “산업활동이나 경제생활이 메갈로폴리스(초광역경제권) 내에서 자유롭게 이뤄지는데도 제도적 행정적 법적인 부분이 분절적이고 단절돼 있다면 이를 해소하는 시스템 마련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경기개발연구원 김은경 박사는 “과거처럼 중앙정부의 일률적인 지시나 구상이 통하지 않는 만큼 광역경제권간 협의체나 공동 기구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성과를 내는 협력사업에 대해서는 중앙정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조정자 역할을 수행해 지자체간 ‘경쟁적 협력구조’를 이끌어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시야를 더 넓혀보자. 우리의 진짜 경쟁 상대는 상하이나 베이징권, 도쿄권이다.

동북아 3국의 중심은 한국이며, 바로 서울을 핵심 거점으로 하는 수도권 메갈로폴리스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메갈로폴리스내 각 지역간 역할분담 및 상호작용, 지식의 교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최적의 밑그림이 나와야 한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기능적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충청권의 신행정수도(행정복합도시)를 주목한다. 단순한 행정기능을 넘어 동북아 지식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육성, 수도권 전체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실제로 행정복합도시 인근에는 대덕연구단지, 오성 바이오 단지 등이 밀집해 있어 이를 하나의 지식ㆍ과학 벨트로 묶을 수 있다.

홍익대 황기연 교수는 “수도권 메갈로폴리스가 동북아의 관문이자 허브로서 위상을 다지려면 과감한 대외 개방정책을 도입해 외국의 우수인재를 끌어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신행정도시가 자유분망하고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들이 선호하는 ‘지식의 수도’라로 새로운 기능을 갖도록 함으로써, 충청권까지 포괄하는 수도권 메갈로폴리스 안에서 서울 도심과 쌍벽을 이루는 부도심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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