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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에도 '땡처리'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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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에도 '땡처리'가 나타났다

입력
2008.03.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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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 건설사가 시공해 2007년 상반기부터 입주가 시작된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 전체 119가구 중 약 50가구 가량은 최근까지 미분양 상태였다. 해당 건설업체와 시행사는 고민 끝에 결국 분양가보다 30% 할인된 가격에 '땡처리' 도매상에게 넘겨 이번 달에야 50세대 분양을 가까스로 마무리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가 11년 만에 최대(12만여가구)로 치솟은 요즘. 분양시장에서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외환위기 전후에나 나왔던 '땡처리' 시장이 되살아나는 등 미분양 털어내기를 위한 갖가지 방법들이 나오고 있다. 돈을 돌려야 하는 건설사와 틈새 시장에서 돈을 벌려는 '업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땡처리란 철 지난 물건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도매상이 가져와 이를 소비자에 웃돈을 붙여 넘기는 거래 방법의 속칭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자, 이처럼 주택시장에서도 땡처리가 등장한 것. 주택 시장에서의 땡처리란 입주가 시작됐어도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주택공급업체가 고육지책으로 택하는 매매수법이다.

최근 부산 대구 등에서 땡처리로 아파트를 매매했던 한 도매상은 "건설사 이미지, 기존 입주자들과의 마찰 등을 고려해 소문이 나지 않도록 집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노하우"라고 귀뜸했다.

통상 도매상이 분양가의 70%에 아파트를 받아와 80% 수준에 실수요자에게 넘겨주게 되는데, 자칫 땡처리 소문이 나면 건설사 이미지 추락은 물론 기존 입주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속전속결로 해치워야 한다는 얘기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에는 워낙 미분양 물량이 많아 30% 가량 할인된 가격에라도 입주자를 확실히 잡을 수 있다면 땡처리를 안 할 이유가 없다"며 "당분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개료 지급을 통한 잔여물량 해소책도 있다. 미분양 아파트에 입주할 고객을 데려오면 1채당 100만~200만원 가량의 알선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잔여물량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에 많이 쓰인다.

미분양 주택을 사고파는 펀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다올부동산자산운용은 이달 중 미분양 아파트 매입전문 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알짜 아파트를 대량으로 사서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펀드다. 우리CS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도 이런 펀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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