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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물갈이 공천 뒷얘기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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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물갈이 공천 뒷얘기 무성

입력
2008.03.1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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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파격적 영남권 물갈이 공천을 두고 뒷얘기가 무성하다.

역시 이명박 대통령 경선 선대위원장까지 한 박희태 의원의 탈락을 두고 말들이 가장 많다. 여러 관계자들의 말들을 종합하면 박 의원의 탈락은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이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심사위가 13일 오전부터 회의를 열었지만 박 의원 공천에 대한 입장차가 정리되지 않아 내내 공전했다.

이때 안 위원장은 “박 의원 교체 없이는 다른 다선 고령 의원들을 물갈이할 명분이 없다”는 논리로 친 이명박 측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친이 측도 물갈이를 위한 ‘희생양’ 차원에서 박 의원의 탈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물론 친이 측과 안 위원장간 사전 교감 하에 이뤄졌다는 관측도 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의 탈락 사실이 사전에 통보가 됐는지도 관심사다. 박 의원은 14일 “사전에 한마디도 힌트도 못 얻었다. 늘 걱정 말라는 그 소리만 했다”고 말했다. 또 박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며 재심을 청구키로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미리 알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혀 몰랐을까’라는 의구심은 나온다.

박 의원에 대한 나름의 ‘예우’를 염두에 두고 탈락 카드를 쓴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박 의원에 대해 “비례대표 남자 1번으로 할 수 있지 않나”라는 말이 당 안팎에서 벌써 나오는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자신은 이런 언급 자체에 대해 매우 불쾌해 하고 있다.

김무성 의원의 탈락 경위도 관심이다. 친박 측은 이를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의심한다. 물갈이 명단도 사전에 짜여져 있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공심위원장과 당 대표, 사무총장이 청와대와 조율해 만든 명단대로 된 것”이라며 “공심위 논의 현장에서 박희태 의원 문제가 불거지자 청와대에서 ‘박희태를 반대하고 나오면 김무성이를 걸어라’고 지시해 내가 탈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청와대 측은 “공심위 발표 전에 대통령에게 보고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한다.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공심위가 영남 물갈이에 대해 어느 정도 그림을 갖고 있었다는 얘기는 맞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공전하던 공심위가 박희태 의원 공천 문제를 결정하고 난 뒤에는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에서 이런 유추가 가능하다.

또 지역구별로 심사를 한 것이 아니라 전체 명단을 넣고 일괄 심사 방식으로 진행한 것도 마찬가지다. 당의 한 관계자는 “공심위가 일괄적으로 교체 의원들을 먼저 정한 뒤 공천자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상득 국회부의장 거취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영남권 ‘65세 이상’ 현역 중진 의원들이 모두 탈락했다는 점에서 공천이 확정된 이 부의장과의 형평성을 문제 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부의장은 공천신청자 중 최다선(5선)이자 최고령(73)이다.

이 때문에 이 부의장의 공천 반납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이 부의장 측은 “음해”라며 일축하고 있다. 그러나 공천 갈등이 한층 격해지고 여론마저 악화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 부의장이 결단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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