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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보다 계파' 전략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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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당보다 계파' 전략공천?

입력
2008.03.1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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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통합민주당이 전략공천지역구 문제로 시끄럽다. 몇 개가 선정됐는지조차 혼란스럽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 보면 결국 ‘호남 지분’ 문제가 핵심이다. 박상천 공동대표의 어지러운 행보도 구(舊)민주당의 지분과 관련돼 있는 것이다.

당내에선 박 대표의 호남 지분 챙기기가 이미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많다. 14일 최고위원회의에 ‘전략공천지역 선정’이라는 문건을 제출한 게 단적인 예다. 광주 서갑과 서을, 광산갑, 전남 담양ㆍ곡성ㆍ구례, 전북 익산갑 등 5곳을 전략지역구로 선정하자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들 5곳은 사실상 박 대표의 이해관계가 직접 걸려 있는 지역들이다.

박 대표가 전략지역구 선정을 요구한 5곳 중 광주 서갑과 광산갑은 각각 핵심 측근인 유종필 대변인과 송병태 전 구청장이 출사표를 던진 곳이다. 측근 챙기기의 전형인 셈이다. 그나마 유 대변인은 최종 여론조사 대상으로 분류돼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지만 송 전 구청장은 1차 압축 관문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광주 서을과 전남 담양ㆍ곡성ㆍ구례의 경우 박 대표가 심각한 오해를 자초하는 지역이다. 1차 심사에서 탈락한 측근인 국창근 전 의원을 담양ㆍ곡성ㆍ구례에 심기 위해 김효석 원내대표를 광주 서을로 밀어내겠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와 광주 서을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뻔한데도 박 대표가 무리수를 두는 것을 두고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북 익산갑을 요구하는 것도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측근인 김진관 전 제주지검장의 익산을 전략공천이 여의치 않자 현역의원이 탈락한 인접 지역구를 골라 그를 보내려고 꼼수를 부린다”(핵심 당직자)는 것이다. 특히 박 대표는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합당 직전에 전북도당위원장을 김 전 지검장으로 교체한 뒤 지금껏 구(舊) 민주당 몫의 전략공천을 요구해 왔다.

민주당이 1차 단수 신청지역 공천자를 확정한 뒤 나흘이나 지나서야 최고위에서 이를 추인하는 홍역을 치를 때도 박 대표가 중심에 있었다. 그는 구(舊)민주당계 단수 신청자가 거의 없고, 호남권 후보 압축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알면서도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명단 추인을 거부해 불필요한 혼란을 부추겼다.

박 대표가 구(舊)신당계와 구 민주당계가 각각 9명, 6명인 최고위원회를 통해 계파간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숫적 우위를 쉽사리 주장하기 어려운 구조를 정략적으로 활용한다는 얘기다. 그는 공천 당규를 확정할 때 사전 예고 없이 공심위 권한을 전면부정하는 안(案)을 제출해 논란을 불러일으키더니 14일에도 전략지역구 선정 권한이 없는 최고위를 이해관계 대변의 장(場)으로 삼았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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