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천심사 결과에 불복, 탈당한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좌장 김무성 의원이 14일 공심위가 심사 자료로 활용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ㆍ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심위가 심사를 위해 지역구마다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 이 여론조사 결과만을 놓고 보면, 지지도가 월등히 높은 후보자가 떨어지는 등 조사 결과와 공천 결과가 뒤집어진 경우가 다수 있었다.
김 의원은 이를 근거로 “공천이 공정한 심사보다는 사전 기획과 밀지에 의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천심사위측은 “여론조사는 참고 자료일 뿐 공천은 여러 요소를 감안, 종합적인 판단 아래 이뤄진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 용인 수지의 경우 친박 한선교 의원이 친이 윤건영 의원보다 지지도 조사에서 45.8%대 18.1%로 앞섰다. 또 다른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도 한 의원은 43.4%로 13.3%의 윤 의원을 앞섰다. 하지만 공천자는 윤 의원이었다.
부산 서구의 경우도 두 차례 조사에서 친박 유기준 의원이 친이 조양환 후보를 41.5% 대 21.0% 등으로 앞섰지만 공천 결과는 조 후보의 승리였다. 대구 달서을도 친박 이해봉 의원이 친이 권용범 후보에게 두 여론조사에서 30%포인트 가량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공천은 권 후보에게 돌아갔다.
현역 의원이 신인보다 지지도가 떨어졌지만 결국 현역이 공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부산 금정에서 김세연 후보는 세 차례 여론조사에서 현역인 박승환 의원을 평균 18%포인트 차이로 앞섰지만 공천은 박 의원이 받았다.
3, 4명의 후보를 놓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꼴찌’를 기록한 후보도 상당수 공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산청ㆍ함양ㆍ거창에서 공천을 받은 신성범 후보는 두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모두 이강두 의원과 강석진 후보에 밀려 3위를 기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남양주을의 김연수 후보는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꼴찌를 기록했지만 공천을 받았다.
이에 대해 공심위의 한 관계자는 “신인은 현역 의원보다 지지도나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어 이를 감안했다”며 “인지도가 낮더라도 호감도가 높으면 공천을 주기도 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심위에서는 여러 자료를 놓고 복잡하고 종합적인 판단을 해서 결정을 내린다”며 “여론조사는 참고 사항일 뿐 결정적인 자료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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