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집권 한나라당의 어지러운 공천분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집권 한나라당의 어지러운 공천분란

입력
2008.03.14 15:09
0 0

현역의원 25명이 영남권 공천에서 탈락한 ‘13일 밤의 대학살’로 한나라당의 공천 진통이 중대 고비를 맞았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이 14일 탈당을 선언, 박 전 대표 진영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 흐름을 자극했다.

박 전 대표도 “분명히 잘못된 공천” “사적 감정에 의한 표적 공천”이라고 비난하며 “살아서 돌아오라”는 말로 무소속 출마를 종용하는 듯한 자세까지 보였다.

이 같은 반발이 곧바로 조직적 탈당을 비롯한 계파 차원의 결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정치적 명분에 민감한 박 전 대표가 계파 이익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공천 탈락자뿐만 아니라 ‘살아 남은’ 사람들의 마음도 함께 헤아려야 할 입장이다. 만에 하나 정치적 앙갚음을 결의하더라도, 그것을 실행에 옮겨 성공할 만한 시간 여유도 없다. “살아서 돌아오라”는 말은 특단의 결정을 보류한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한나라당이 겪는 공천 진통의 진짜 문제는 이른바 ‘적전 분열’ 우려가 아니다. 4ㆍ9 총선 공천은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으로 빚어진 당내 갈등을 해소할 기회일 수도 있었다.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갈등의 골만 깊게 함으로써, 당내 의사결정력과 지도력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른 당 안팎의 신뢰 약화는 집권여당이 갖춰야 할 모습과는 동떨어진다.

한나라당 못잖은 ‘물갈이’를 하고도 비교적 공천진통이 약한 통합민주당과 비교하면 그 원인이 뚜렷해진다. 김무성 의원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 계보의 권철현 의원도 구체적 사례를 들어 심사의 잣대가 고르지 않았고, 도덕성이나 전문성, 여론지지도 등의 가중치가 일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천 내정자 면면으로 보아 중요한 변수였다는 ‘연령과 선수(選數)’ 기준도 흐릿하다. 잣대가 엄밀하지 못하면, ‘청와대 기획설’ ‘특정인 음모설’ 등이 힘을 얻게 마련이다.

공천 막바지 단계인 지금이라도 한나라당 지도부가 작은 꼬투리에 집착하기보다 전체적 균형을 고려하는 큰 눈을 뜨기를 기대한다.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