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4일 김무성 최고위원 등 측근들이 대거 탈락한 전날 영남권 공천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면서 한나라당이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내홍과 분열의 중대 기로에 섰다.
박 전 대표측 김무성, 유기준 의원이 이날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박 전 대표가 이날 저녁 탈락 의원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있어 대책을 논의, 친박계 의원들의 집단 행동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들이 무소속 출마 등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총선 과반의석 확보라는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최악의 경우 분당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공천 결과에 대해 “그저께 의원회관에서 이야기했듯이 이번 공천은 분명히 잘못된 공천”이라며 “사적 감정을 갖고 표적 공천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정현 공보특보가 전했다.
이와 관련, 유기준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표가 자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살아서 돌아와 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박 전 대표가 탈락한 친박계 의원들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묵인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토록 사랑하고 헌신했던 한나라당이 여기까지 온 데 대해 비통한 심정을 금치 못한다”며 “마음은 한나라당에 두고, 몸은 한나라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오, 이방호가 공천 개혁을 빙자해 박근혜 죽이기를 하고 있다”며 “사익을 챙기기 위해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싸웠던 동지들을 파리 목숨처럼 날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기준 의원도 이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민주당도 공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공천에서 탈락한 이인제 의원은 이날 회견을 갖고 “이번 결정은 저를 당에서 축출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공천 탈락자인 이근식(서울 송파병) 의원도 탈당을 선언했고, 신중식 이상열 채일병 의원 등 전남권 공천 탈락자들은 민주평화연대라는 무소속 연대를 출범키로 했다.
비리ㆍ부정 전력자로 공천에서 배제된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전남 목포에서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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