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 형사1부(부장 신태길)는 14일 ‘석궁 테러’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에 사용됐다는 화살이 없고, 와이셔츠에 혈흔이 없는 점, 석궁 발사가 우발적이었다는 변호인의 이의제기에 “이유 없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박홍우(55)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복부에 맞았다는 화살에 대해 “(범죄에 사용된) 부러진 화살이 없는 것은 분명하지만, 화살이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증거를 조작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혈흔이 없는 와이셔츠에 대해 재판부는 “피해자와 경찰관 진술로는 범행 직후에는 옷가지에 모두 피가 묻어 있었다”며 “나중에 와이셔츠에서 혈흔이 사라졌다 해서 피해자가 복부에 화살을 맞았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석궁 발사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 “피고인은 사전에 수 차례 사격연습을 하고 피해자 주거지를 답사했다”며 “피해자 이름을 불러 확인한 뒤 화살을 장전하고 안전장치를 풀어둔 석궁을 들고 계단에서 내려와 피해자에게 발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석궁으로 법치주의의 최후의 보루이자 독립적인 사법부의 구성원인 판사에게 위해를 가해 죄질이 중대하다”며 “반성의 기미가 없고 나아가 범행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월15일 교수복직 심사 소송과 관련, 당시 항소심 재판장이던 박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발사해 부상을 입게 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법 위반, 집단ㆍ흉기 등 상해)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되자 항소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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