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공천심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그 동안의 공천 결과가 당내 역학구도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나라당이 ‘MB(이명박) 당’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이다.
14일 현재 전국 245개 선거구 중 공천이 내정된 224개 선거구(내정 후 보류된 8곳 포함)을 분석한 결과, 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공천자는 142명인데 반해 친박근혜계 공천자는 35명에 그쳤다. 친박이 차지하는 비율은 15.6%에 불과한 반면 친이측은 3분의 2를 점유하게 된 것이다. 대선후보 경선 전 친박측이 원외위원장까지 합쳐서 80~90곳, 친이측이 130~140곳을 확보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훨씬 더 벌어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48개 지역구 중 40곳의 공천이 내정된 가운데 친박 인사는 김선동(도봉을) 이성헌(서대문갑) 구상찬(강서갑) 등 3, 4명에 불과했다. 반면 이재오 정두언 의원을 비롯해 31곳의 공천자가 친이로 분류된다. 경기는 51곳 중 친이가 29곳, 친박이 7곳으로 집계됐다.
친박측은 상대적으로 강세였던 영남권에서도 주도권을 뺏길 처지에 놓였다. 대구의 경우 친이ㆍ친박 후보가 각각 4명씩으로 세력균형을 이뤘고 부산에서는 친이가 12명으로 친박 4명보다 3배나 많았다. “당내 비주류였던 친이계가 경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신주류로 바뀌었고 이번 물갈이 공천을 통해 그 체제를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평균 연령은 51.6세. 50대(101명)와 40대(79명)가 전체의 80%를 차지했고 60대가 33명, 30대가 9명이었다. 17대 국회에서 6명이었던 70대는 포항남ㆍ울릉의 이상득 국회부의장(72)과 전남 광양의 김광영(70) 후보 두 명으로 줄었다.
직업별(현역의원 제외)로는 정당인이 62명으로 가장 많았고 법조인이 28명으로 2위였다. 법조인 출신 현역의원 13명을 포함하면 법조인이 40여명에 달해 ‘로펌당’ ‘법조당’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또 대폭적인 현역 물갈이에 따라 전체 공천내정자의 63%에 해당하는 141명이 의정경험이 없는 정치신인이었다. 여성 비율은 6.7%에 그쳐 여성계가 요구하는 ‘30% 공천’에 턱없이 못 미쳤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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