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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T익스프레스 타보니…나무 롤러코스터, 더 튼튼하고 스릴 두배 '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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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T익스프레스 타보니…나무 롤러코스터, 더 튼튼하고 스릴 두배 '짜릿'

입력
2008.03.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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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놀이기구가 들어왔다고 해서 용인 에버랜드에 다녀왔습니다. 나무로 만든 롤러코스터라고 해서 “뭐 별거냐” 싶었는데 막상 눈앞에서 보니 어마어마하더군요. 에버랜드를 둘러싼 산자락 한쪽 면에 거대한 나무집이 들어선 면적은 2만1,000㎡. 웬만한 작은 놀이공원 하나 들어설 만한 공간입니다.

우든코스터는 롤러코스터의 트랙과 구조물을 쇠가 아닌 나무로 제작한 것입니다. 탑승객이 타는 차량과 레일을 제외한 전체가 나무입니다. 국내에는 첫 도입됐지만 이미 전 세계 21개 국에 170개가 있다고 합니다. 철제 롤러코스터가 가볍고 세련돼 보인다면 우든코스터는 마치 거대한 통나무집이나 고성(古城)을 마주하는 듯,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입니다.

나무로 만든 게 얼마나 튼튼할까 싶었는데 에버랜드 관계자 설명으로는 쇠 그 이상이랍니다. 트랙 부분에 사용되는 나무는 ‘라미네이트 우드’라는 신소재입니다. 9겹의 얇은 핀란드산 전나무를 압축해 특수 제작, 기존 목재의 7배의 강도를 가졌답니다.

에버랜드의 우든코스터 ‘T익스프레스’가 달리는 레일의 총 길이는 1.64km. 한번에 36명이 탈 수 있고 최고 속도는 104km에 달합니다. 최고 56m 높이까지 올랐다가 77도의 낙하각도로 떨어지는 스릴을 전해준답니다.

솔직히 담력이 부족해 롤러코스터 타기를 즐겨하는 편은 아니지만, “얼마나 대단한 놈이겠냐”는 오기로 T익스프레스 앞에 섰습니다. 먼저 타고 내린 탑승객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는 것을 보니 안전벨트를 매는 손끝이 떨려오더군요. 안전바를 내리고 조마조마하며 기다리는데 드디어 출발 신호가 떨어졌습니다.

둔탁한 나무 트랙 소리를 들으며 일행을 태운 차량은 천천히 구조물의 꼭대기로 올라갔습니다. 급경사를 오르느라 속도는 낮았지만 곧 있을 낙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냥 이대로 멈춰 되돌아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이윽고 천천히 정점을 찍은 차량은 77도의 낙하각도로 곤두박질. 눈으로 느껴지는 각도는 90도를 넘어 110도는 돼 보였습니다. 아찔한 104km(체감속도는 200km)의 순간 최고속도에 눈은 저절로 감겼습니다.

밑바닥을 친 차량은 다시 튕겨올라와 큰 고개를 하나 뛰어넘는데, 몸이 의자에서 붕 뜨면서 오금이 저려옵니다. 허공에 날아갈 것 같은 기분에 몸은 잔뜩 웅크려지고 손잡이를 쥔 손에 더 많은 힘이 들어갑니다. 엉덩이가 허공에 잠시 뜨는 이 상태를 에어타임(air time)이라고 합니다. 총 3분의 운행시간 동안 낙타 등처럼 오르락내리락 하는 레일 위에서 에어타임의 스릴을 12번이나 느꼈습니다.

3번째 고개를 넘고 속도가 붙은 차량은 45도 각도로 틀어지며 우든코스터 구조물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차량의 굉음과 탑승객의 괴성이 나무 구조물에서 메아리치고 머리에 부딪칠 것만 같은 터널 속에서 공포감은 한층 더했습니다.

이제 조금 에어타임과 속도에 익숙해졌다 싶을 때 차량은 모든 운행을 마치고 탑승장에 들어와 멈췄고, 입에선 저도 모르게 “휴~” 하고 긴 한숨이 터져나왔습니다.

T익스프레스의 104km 순간속도는 국내 롤러코스터 중 최고 빠른 속도이고, 77도의 낙하각도는 우든코스터 중에선 세계에서 최고라 합니다.

에버랜드의 설명으로 T익스프레스의 스릴은 기존 놀이기구인 콜럼버스어드벤처와 독수리요새의 2배 가량 된다네요. 앞자리보다는 뒷자리가 스릴이 더 크다는 것은 여러 번 타 본 탑승자의 경험이니 참고하세요.

T익스프레스 입구에는 짐을 맡겨놓을 락커(보관비 1,000원)가 있고, 예약 시스템인 Q-패스를 이용하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니 이용하세요. 14일 정식 오픈한 T익스프레스는 추가부담 없이 에버랜드 이용권으로 탑승 가능합니다. 키 130㎝ 이상에 스릴을 원한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습니다.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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