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여 동안 수원 안양 군포 화성 등 경기 서남부 지역에서 해결되지 않은 실종 및 살해사건이 잇따라 주민들이 극도의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수도권 서남부는 도로망이 잘 갖춰진 반면 인적이 드문 외진 곳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 부녀자들은 나들이에 공포감마저 느낄 정도다.
14일 경기경찰청에 따르면 2006년 12월14일 노래방 도우미 배모(45)씨가 지인과 통화한 뒤 실종됐는데, 배씨의 휴대폰은 화성시 비봉면에서 전원이 끊겼다. 10일 뒤에는 박모(37.노래방 도우미)씨가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김밥집 앞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실종됐다. 박씨의 휴대폰 역시 화성시 비봉면 비봉톨게이트 근처에서 전원이 끊겼으며, 박씨는 지난해 5월8일 안산시 사사동 야산에서 암매장 된 채 발견됐다.
또 지난해 1월3일에는 화성시 신남동 회사에서 퇴근하던 박모(52)씨가 비봉면 양노리에서 휴대폰 전원이 끊긴 뒤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하다. 불과 4일 뒤에는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성당에 간다며 집을 나선 여대생 연모(20)씨가 버스 정류장에서 실종됐다. 연씨가 실종된 정류장은 이혜진양의 시신이 매장된 지점과 직선거리로 3㎞에 불과하다.
앞서 2004년 10월27일 화성시 봉담읍 버스정류장에서 수영강습을 마치고 귀가하던 여대생 노모(21)씨도 실종 46일만에 정남면 야산에서 사체로 발견됐다. 당시 도로가에 노씨의 옷가지가 버려져 있어 동선이나 범행수법 등이 파악됐지만, 범인은 지금까지 오리무중이다. 2003년 광명시 소하2동에 사는 초등학생 전모(8)양도 실종됐다가 4주만에 화성시 시화간척지내 물 웅덩이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나 역시 미제로 남아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전원이 같은 장소에서 꺼진 3명의 부녀자는 동일범 소행일 가능성이 크지만 나머지 여대생 연씨와 안양 초등생 사건은 수법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도주와 범행은폐가 용이한 경기 서남부 지역에 범행이 집중되는 만큼 취약지역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나 경비초소를 확충하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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