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컨 휴잇 지음ㆍ 김민주, 송희령 옮김랜덤하우스 발행ㆍ644쪽ㆍ1만9,800원
중국의 성장은 눈부시다. 유럽이 전후 50년 동안 이뤄놓은 것을 한국이 20년 만에 이뤘다면 중국은 단 10년 만에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성장의 배경에는 1978년 집권한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과 ‘능력 있는 자가 먼저 부자가 되고, 그 효과를 확대해 모두 잘 사는 사회를 건설하자’는 선부론(先副論)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86년 유학생으로 중국에 첫 발을 내딛어 지금까지 살고 있는 영국인 기자 던컨 휴잇이 쓴 책 <선부론> (원제 Getting Rich First)은 개혁개방을 주도한 중국 시장경제의 키워드를 그가 20여 년 동안 지켜봤던 변화를 예로 들며 설명한다. 또 중국의 복지, 교육, 문화, 신구세대의 갈등, 성혁명, 이농 등의 다양한 사회현상을 기자 특유의 분석적 시각으로 보여준다. 선부론>
‘한 자녀 낳기’ 정책으로 어느 집에서나 응석받이가 된 중국 신세대들은 한국이나 일본, 대만 등에서 온 스타들에 열광하며 소비의 주체가 된 지 오래다. 10대에 이미 이성친구를 사귀고 성관계 연령도 낮아졌다. 외동아이에 대한 중국 부모들의 조기교육열은 한국을 능가한다. 이농은 심화되고 하루가 다르게 도시는 확장된다.
저자는 이처럼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의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도시의 변화를 주로 소개하면서도 실업문제와 빈부격차도 빼놓지 않고 지적한다. 고급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종업원에게 10만원이 넘는 팁을 건네는 상하이의 부자들의 모습과 마사지 숍에서 손님의 손과 발을 주무르고 고작 1,000원을 받는 소녀의 모습이 대비된다.
중국의 눈부신 성장과 성장통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이 얼마나 심각한지 그 규모를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지만 중국 사회의 적응 능력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며 중국에 대한 새로운 이해 틀을 제시한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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