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교사, 친구들, 그리고 수많은 안양시민들이 찾아 헤맸던 이혜진(11) 양이 무참하게 살해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은 실종 79일 만의 일이다. 경찰은 그동안 연인원 2만4,000여명을 동원, 안양시 일대를 수색했지만 범인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이 양을 무참히 살해했다.
이 양과 우예슬(9)양은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5시께 경기 안양시 안양8동 문예회관 인근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사라졌다. 우양 가족 등은 다음날인 26일 0시 20분께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했고, 경찰은 실종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색에 나섰다.
안양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냉천치안센터에 수사본부를 차린 경찰은 60명의 수사관을 투입해 비공개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 양과 우 양 실종 이후 금품을 요구하며 부모를 협박하는 전화가 걸려오지 않자 두 여아가 정신질환자나 성도착증 환자에 의해 유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동종 범죄 전과자나 병력자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또 두 여아가 맨홀이나 정화조 등에 추락했거나 감금돼 있을 가능성에 대비, 이들의 거주지인 안양6동과 실종 지점인 안양8동 일대 주택가를 샅샅이 뒤졌으나 무위에 그쳤다.
경찰은 시간이 지나면서 두 여아 실종 사건이 자칫 장기 미제 사건화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부모들을 설득, 12월 31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경찰은 이후 전단지 28만장과 3,00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시민 제보를 기다렸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헬기와 경찰견을 동원하고 연인원 2만4,000여명을 투입, 안양시 인근 수리산과 관악산, 의왕 백운저수지 등으로까지 수색 장소를 확대했다. 또 두 여아의 부모와 학교 학부모, 안양시 시민사회단체, 자원봉사단체 등 수천 명의 시민들이 수색작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학생들은 도로와 학교에 노란 리본을 달며 무사귀환을 기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양은 지난 11일 향토방위훈련 중이던 예비군에 의해 끝내 숨진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