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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選급만 12명… 계파 불문 '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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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選급만 12명… 계파 불문 '피바람'

입력
2008.03.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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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이 낭자한 목요일 밤이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가 13일 영남지역 현역의원 25명을 한꺼번에 공천 탈락시키는 대규모 물갈이를 감행했다.

공심위의 영남지역 심사가 시작된 이날 낮까지만 해도 물갈이 폭을 두고 여러 설이 난무했었다. 전날 박근혜 전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갖고 "불공정 공천"을 지적하고 나선 만큼, 이날 영남 물갈이 비율이 소폭으로 조정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공심위는 이날 저녁에 현역의원 25명을 공천에서 배제시켜 버렸다.

공심위는 그간 10% 미만에 머물던 저조한 물갈이 비율을 한꺼번에 만회하기로 하 듯 영남권을 상대로 작심하고 칼질을 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을 양분한 이명박 대통령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의 중진 의원들이 공심위의 칼날 아래 추풍낙엽처럼 스러졌다. 탈락한 25명 가운데 3선 이상이 12명이나 됐다.

중진 의원을 겨냥한 칼날은 계보를 가리지 않았다. 이 대통령측에선 경선당시 캠프 선대위원장이었던 5선의 박희태 의원이 탈락됐고 박 전 대표쪽에선 캠프의 좌장격 3선 김무성 의원이 공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밖에도 친박 진영에선 박종근, 이해봉 의원 등 대구의 대표적 중진 두 명이 한꺼번에 낙천됐고, 경북에서는 경선 당시 이 대통령 캠프에서 뛰었던 3선의 권오을 이상배 임인배 의원이 탈락했다. 부산에서도 3선의 권철현 정형근 의원이 함께 낙천됐고, 경남에서도 이강두(4선), 김기춘(3선) 의원이 떨어졌다.

현역 탈락에 있어 공심위가 친이ㆍ친박간 숫자의 균형을 맞추려 한 흔적은 역력했다. 대구에서 친이 의원 대 친박 의원 탈락 숫자가 2대 2로 같았고, 경북에서도 3대 3이었다. 부산에서는 친이 의원이 4명, 친박 의원이 3명 탈락했고 경남에선 친이 의원 3명, 친박 의원 2명, 중립 성향 2명이 고배를 마셨다.

전체적으로 보면 친이 의원이 12명, 친박 의원이 10명, 중립성향 인사 3명이 낙천의 고배를 마셨다.

어느 한쪽으로 추가 쏠릴 경우 불어 닥칠 후폭풍을 공심위가 고려한 듯 했다. 안강민 공심위원장도 "영남권 공천에서 고려했던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당내 화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박 전 대표측이 영남에 뿌리를 두고 있다 보니 굳이 비중으로 따지면 박 전 대표측 타격이 더 커 보인다. 캠프 본부장 김무성 의원을 비롯, 대변인을 했던 김재원 의원, 공보단장을 했던 유기준 의원 등 핵심들이 고배를 마셨다.

물론 친이측도 "선대위원장은 물론 유세단장(권오을) 수행실장(이성권) 특보단장(권철현) 등이 모두 탈락한 만큼 우리측 피해도 만만찮다"고 반박한다.

양 진영 핵심으로 꼽히는 허태열, 유승민, 최경환(이상 친박) 의원과 박형준 (친이) 의원 등은 칼날을 비껴 설 수 있었다.

이로써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갑 김광원 의원을 포함, 영남 지역 현역의원 62명 가운데 27명이 교체 됐고 교체율은 43.5%를 기록하게 됐다. 17대 총선의 영남지역 현역 교체율(42.8%)보다 높은 수치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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