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13일 영남지역 현역의원 중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경남 남해ㆍ하동ㆍ5선ㆍ71)과 김무성 최고위원(부산 남을ㆍ3선ㆍ58) 등 25명을 대거 탈락시켰다. 친박근혜계 좌장인 김 최고위원이 배제되면서 친박 진영이 “박근혜 죽이기”라며 공천 불복 움직임을 보이는 등 당이 물갈이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부산ㆍ울산ㆍ경남과 대구ㆍ경북 등 영남권의 한나라당 현역의원 62명 중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갑, 김광원 의원을 포함해 현역의원 27명이 교체됨으로써 한나라당의 영남권 물갈이 비율은 43.54%를 기록, 영남권 대학살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17대 총선 때는 42.8%였다.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영남 지역은 국민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지역으로, 개혁 지향적 방향으로 후보를 공천했다”면서 “당 화합이라는 요소도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물갈이 배경을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탈락한 의원 중엔 의정 활동이 우수한 의원도 많았지만,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13일 탈락한 현역 의원 중 친이명박계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을 지낸 박희태 전 부의장과 정형근(부산 북ㆍ강서갑ㆍ3선ㆍ64), 권철현(부산 사상ㆍ3선ㆍ62) 의원 등 12명이고, 친박근혜계는 친박 진영의 좌장인 김무성 최고위원과 김기춘(경남 거제ㆍ3선ㆍ70), 박종근(대구 달서갑ㆍ3선ㆍ72) 의원 등 10명이다. 김명주(경남 통영ㆍ고성ㆍ초선ㆍ42) 의원 등 중립으로 분류되는 의원 3명도 탈락했다.
좌장을 잃은 친박 진영은 “친이 측이 아무런 기준 없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정적들을 제거한 결과”라고 격하게 반발했다. 김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동지들이 억울하게 탈락했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잘못된 공천에 희생된 억울함을 호소하고 심판을 받을 것”고 밝혔다. 박 전 부의장도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친이 진영의 박형준(부산 수영), 이병석(경북 포항북), 박승환(부산 금정) 의원 등과 친박 진영 유승민(대구 동을), 허태열(부산 북ㆍ강서을), 서병수(부산 해운대ㆍ기장갑) 의원 등은 이날 공천이 내정됐다. 정몽준 최고위원(울산 동구)도 공천을 받았다.
공심위는 이날 부산ㆍ울산ㆍ경남과 대구ㆍ경북 등 영남 지역구 68곳 중 51곳에 대한 심사 결과를 일괄 발표했다. 공심위가 이미 현역 의원을 단수 후보로 확정한 10곳을 합하면 이날까지 61곳에 대한 공천 심사가 끝났다. 남은 7곳 중 대구 달서병 등 6곳은 전략 지역으로, 경남 밀양ㆍ창녕은 보류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이날까지 전체 지역구 245곳 중 224곳(91.42%)의 공천을 확정 또는 내정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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