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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 현역들 허탈/ 親李 "우리가 왜…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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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락 현역들 허탈/ 親李 "우리가 왜… 할 말이 없다"

입력
2008.03.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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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나라당의 영남권 대폭 물갈이 발표 후 탈락의원들은 충격과 허탈에 휩싸였다. 친박근혜계 일부 의원들은 “대국민 사기극” “영남권 대학살” 등으로 비판하며 공천 불복 움직임을 보였다. 반면 친이명박계 상당수 탈락 의원은 공천결과에 대해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아무 할 말이 없다”며 힘없이 전화를 끊었다.

친박계 좌장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결국 예상대로 박근혜 죽이기가 집행됐다고 생각한다”며 “기준도 없이 이현령비현령 식으로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정적을 죽인 결과”라고 반발했다. 그는 “잘못된 공천에 의해 희생됐는데 지역주민에게 당연히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무소속 출마 강행 입장을 밝혔다.

친박 중진인 이해봉 의원은 “국민 앞에 약속한 공천기준을 위반한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실세들이 자기 사람 심기에 몰두해 이조시대의 사색당파가 오늘날 재현됐다”고 비판했다.

친박 유기준 의원은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시된 심사 기준은 구두선에 불과하고 현역 교체비율이라는 숫자 맞추기에 의해 희생양을 만드는 것이 바로 공천심사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면서 “경선 과정에서 승리한 진영의 편이 아니라는 이유로 희생양이 되었다”고 공천 철회를 촉구했다. “영남권 대학살이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박종근 의원), “경선 때 박근혜 전 대표의 경북선대위원장을 맡은 것이 이렇게 큰 죄가 되는지 몰랐다”(이인기 의원) 등의 자조도 터져 나왔다.

친이 원로그룹의 대표 인사로 계파간 균형 맞추기에 희생된 것으로 평가받는 박희태 의원도 큰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는 “너무 뜻밖이다. 도대체 내가 잘못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말 할 기분도 안 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박 의원은 “공천결과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심을 청구하든지 하겠다”고 했다.

친이 권철현 의원은 “아무 할 말이 없다”고 했고, 이성권 의원도 “허탈하다. 그것 말고는 달리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친이계 탈락 의원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영남권의 대표적 친이 인사인 안택수 의원은 아예 휴대폰을 꺼두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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