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독립성 공방 속에 무토 도시로(武藤敏郞) 일본은행 총재 후보에 대한 인사동의안이 참의원에서 부결됐다. 일본 중앙은행 사상 처음으로 처음으로 총재공백사태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일본 참의원은 12일 본회의 표결에서 반대 129표, 찬성 106표로 무토 총재후보에 대한 인사 동의안을 부결시켰다. 함께 추천된 부총재 후보 2명 가운데 1명도 민주당 등 야당반대로 부결됐다. 일본은행 총재 인사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1998년4월 일본은행법 개정 이후 처음이다.
야당은 표결 후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대표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버블경제가 한창이었을 때 은행국 간부를 지내는 등 재무성 요직을 두루 거쳤기 때문에 무토씨를 재무성과 떼어낼 수 없다고 비판해 온 민주당은 "재정과 금융을 분리해야 하므로 무토 총재 안을 찬성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야당 측은 금융 완화와 초저금리 정책으로 국민경제를 어렵게 한 지난 5년간의 일본은행 금융 정책을 독립성과 연관시켜 비판하면서 당시 부총재로 일한 무토씨에게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인사동의안이 부결되자 일본 정부와 여당은 당황하고 있다. 야당의 반대 입장이야 이미 알려진 것이지만 실제로 동의안이 부결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치무라 노부다카(町村信孝) 관방장관은 "(야당이) 왜 부결시켰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여당에서 무토 총재안을 다시 내자는 강경론이 나오지만 야당이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여야의 대립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여 일본은행 사상 초유의 총재 공백 상태를 맞을 가능성도 커졌다. 일본경제계 및 금융시장도 그 파장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행 후쿠이 도시히코(福井俊彦) 총재의 임기는 19일까지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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