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성장이 눈부시다. 더 이상 저가의 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로 무시할 수 없게 됐다.
12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97~2006년 세계 3,351개 IT기업의 경영 성과를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 대만 기업들의 성장세가 단연 두드러졌다. 대만 IT기업들의 10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32.5%로, 우리나라(22.5%)와 중국(20.5%), 일본(4.35) 등을 크게 앞섰다.
세계 시장에서의 비중도 커졌다. 세계 IT기업 매출 중 대만 비중은 2006년 10.5%로, 미국(31.5%)과 일본(30.0%)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6.5%)는 4위에 그쳤다. 97년에는 우리나라(2.1%)가 5위로 대만(8위ㆍ1.7%)을 앞섰다.
매출액 기준 세계 100대 IT기업 순위를 보면 대만은 97년 2개에서 2006년 13개로 급증한 반면, 우리나라는 5개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대만 기업들이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된 배경으로는 ▦언어ㆍ문화적 유사성이 높은 중국을 저가 생산기지로 적극 활용 ▦대만 정부의 산업기술 클러스터 조성과 세제 혜택을 통한 첨단산업 창출 뒷받침 ▦활발한 창업열기와 협업 등 사회인프라적 뒷받침 등이 꼽힌다.
연구소는 "대만 기업들이 세계 IT산업의 강자로 떠오르면서 우리나라의 주력 분야를 위협하고 있다"며 "시장 잠식을 최소화하고, 대만과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기업 차원에서는 제품 개발, 생산, 판매 등 전 단계에서 원가구조를 효율화할 필요가 있으며, 중소기업의 경우 전문분야에 집중하고 기업간 협력을 통한 경쟁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정부는 불리한 제도적 요인들을 개선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IT 정책비전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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