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해 가장 직접적이고 급박한 피해가 우려되는 분야로 교통부문이 지목됐다. 지구온난화가 인류의 미래에 커다란 변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전망이 아닌 실제 일상생활에 미치는 피해가 교통분야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과학기술의학 분야 전문 자문기관인 국립연구위원회(NRC)가 11일 발표한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교통 인프라를 포함한 교통체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존 교통시설의 개ㆍ보수는 물론, 앞으로의 교통 계획이나 시스템 설계도 전혀 새로운 기준에서 다시 표준을 세워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최소한 교통분야에서는 “지구온난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연구하는 이론적 차원이 아니라 “지금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걱정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도로 활주로 철로 다리 등 모든 교통시설이 홍수와 가뭄, 고온, 허리케인 등 예상할 수 없는 기상변화로 인해 균열이나 범람, 부식 등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가장 직접적이고 우선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해안지역은 집중호우와 허리케인 등으로 도로 등에 대한 접근성이 아예 차단돼 교통기능은 물론, 긴급구호와 같은 사회 안전망에도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됐다. 이 때문에 매사추세츠주 등 미국 내 일부 주정부는 해수면 상승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교통 인프라 실태 조사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
보고서는 주요한 위협요인으로 5가지를 제시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트럭이나 화물ㆍ여객기의 운송능력이 떨어지고, 교량의 이음새나 철로가 뒤틀릴 수 있다는 점,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도로와 공항, 철로, 터널 등이 침수될 수 있다는 점이 우선 지적됐다.
폭풍우나 허리케인이 원인이 돼 항공ㆍ해상ㆍ육상 운송 서비스망이 난맥상을 빚고 건물과 도로가 파괴될 수 있다. 북극에서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도로나 철로, 활주로가 함몰되거나 기반이 되는 지형구조가 변하고 지하에 건설된 파이프라인이 손상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현재의 교통시스템은 과거의 기상통계 데이타에 근거해 만들어졌는데, 이제 그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며 “저지대의 도로나 철로, 활주로는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주변에 차단막을 세우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미미하지만, 지구온난화가 교통 부문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다. 해수면이 올라가고, 특히 북극의 공해(公海)가 넓어지면서 새로운 항로가 개발되거나 운송길이와 시간이 절감될 수 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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