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다시 뭉칫돈이 나타났다.
지난 5일부터 프로그램 비차익 거래를 통해 유입된 뭉칫돈은 11일까지 7,600억원대. 특히 지수가 장 중 급락하던 10일과 11일 이틀간 6,000억원 가량 유입됐다. 11일에는 종합지수가 1,600선을 테스트하며 급락할 때 대거 유입되면서 추가 하락을 막으며 반등 기대를 높였다. 12일에도 비차익 매수 형태의 뭉칫돈이 1,700억원 이상 유입되며 반등을 사실상 주도했다. 동부증권 지기호 투자전략팀장은 “이틀 이상 비차익 순매수가 2,000억원을 넘어서면 반드시 뒤에 지수가 상승했다“며 “뭉칫돈이 과감하게 지수의 저점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차익 거래는 선물과 연계돼 있지 않은 채 코스피200 종목 중 15종목 이상을 바스켓(일괄)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비차익으로 거액을 시장에 투입한 주체는 공식적으론 ‘기타’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기타’는 투신, 증권, 연ㆍ기금 등 모든 기관이 모두 포함돼 있어 실체 파악이 되지 않는다.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매매패턴을 추적해 그 정체를 파악할 뿐인데, 이번의 경우 연ㆍ기금과 투신으로 추정되고 있다.
차익거래를 통한 뭉칫돈 유입은 지난 1월 미국발 신용경색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도 유입돼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1월 14~31일까지 하루만 빼고 비차익 거래 2조6,249억원이 유입됐다. 당시 뭉칫돈은 재경부와 국민연금 측 회동 이후 출현해 매수주체가 국민연금으로 추정됐다.
이번에 시장흐름을 반전시킨 뭉칫돈은 대부분 투신권, 그리고 일부 자금은 국민연금에서 나왔다는 분석이 많다. 주식형을 비롯한 펀드들의 경우 주식비중이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투신권의 매수여력이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는 평가다. 지기호 팀장은 이 같은 뭉칫돈 매매의 특징을 지수 1,600선을 바닥으로 보고 1,630 밑에선 대량 매수하고 1,700선이 다가가면 매입이 주춤해지는 패턴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보통 비차익 매수세는 1,670선대부터 시작되는 모습이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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