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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강북·정동영 강남 동시 출마…'서울의 봄'이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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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강북·정동영 강남 동시 출마…'서울의 봄'이 뜨거워졌다

입력
2008.03.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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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의 간판급 인사들이 서울 출마를 결정하면서 한나라당의 싹쓸이까지 예상되던 서울의 총선 구도가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대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총선전략을 다시 점검하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12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 종로와 동작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손 대표는 “당의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이명박 1% 특권층 정부의 독선과 횡포를 막아내는 수도권 대오의 최선봉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정 전 장관도 “오만과 독선, 특권층을 대변하는 한나라당을 바로잡는 데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정치적 비중이 큰 이들의 출마 선언은 민주당의 ‘서울 올인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강을 경계로 손 대표와 정 전 장관이 자연스럽게 북부벨트와 남부벨트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서울지역 선거를 책임지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의 출마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지지층이 두터운 서울 일부 지역의 당력을 복원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부벨트의 경우 손 대표를 중심으로 은평과 서대문, 중랑, 강북, 성북, 도봉, 노원, 성동 등지에서 과거의 지지기반을 복원할 계기가 마련됐고, 남부벨트에선 정 전 장관을 축으로 구로와 금천, 영등포, 동작, 관악 등지에서 바람몰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총력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중적 지명도가 높은 ‘스타’에게 전천후 지원사격을 맡기는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출마선언 직후 강금실 최고위원에게 비례대표를 제안하며 서울의 격전지를 누벼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지도부가 모두 나서 공을 들이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영입이 성사될 경우 같은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서울 올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공천도 한창 논의되고 있다. 대중성이 있는 박영선 의원의 경우 이미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던 만큼 남부벨트의 한 축인 구로을 출마가 유력하다. 김효석 원내대표의 서울 차출도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

그러나 현 판세는 여전히 한나라당의 강한 우세 국면이다. 손 대표나 정 전 장관의 출마는 이런 구도를 뒤흔들 계기를 가져왔을 뿐이다. 다만 민주당이 호남에서 가히 ‘혁명’ 수준의 공천 물갈이를 실현해내고 정운찬 전 총장의 영입에 성공한다면 호남, 충청을 거쳐 서울까지 야당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한나라당도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정두언 의원(서대문을)이 정부 인사와 공천 잡음을 비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거물급 인사들의 서울 포진 전략이 정몽준 최고위원의 고사, 간판급 인사들의 영남 공천 확정 등으로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점도 한나라당에게는 부담이다.

2006년 지방선거부터 한나라당의 압도적 우위가 계속돼왔던 서울이 과거 선거 때처럼 박빙의 접전지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 유권자 입장에선 볼 만해진 선거가 된 것이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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