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확정판결에도 불구하고 버티기를 했던 대한주택공사가 아파트 분양 원가를 공개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박세흠 주공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12월 중에 분양원가를 공개하기로 했고, 실무작업이 끝났다"고 말한 지 3개월이나 지난 '늑장 공개'다.
주공은 12일 "고양 풍동지구와 화성 봉담지구 등 두 곳에 대한 아파트 분양 원가를 해당 주민들에게 개별 통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공은 고양 풍동지구 분양원가 공개 소송과 관련해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패소한데 이어, 화성 봉담 지구 소송에서도 그해 8월 고등법원에서 패소한 뒤 상고를 포기했다. 공개되는 내용은 고양 풍동지구의 경우 토지매입 보상비와 택지 조성비 등 7개 항목, 화성 봉담지구는 분양원가 산출내역과 택지보상 내역 등 4개 항목이다.
하지만 당초 약속한 2002년부터 2006년 사이 분양된 84개 단지 6만5,000여 가구에 대한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는 "한꺼번에 공개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며 "시장상황에 따라 공개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건설비용과 이윤을 알 수 없는 7개 항목만 공개한다면 분양원가 공개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며 "세부항목별로 원가내역을 함께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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