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좀 색다른 영화를 보고 싶은데,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에 걸리는 영화는 그게 그거 같고…. 이럴 땐 각종 영화제의 프로그램을 눈여겨보면 된다. 저마다의 독특한 특색을 갖춘 영화들이, 한 묶음씩 눈밝은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올 봄, 시네필의 오감을 충족시켜줄 색깔 있는 영화제들을 소개한다.
■ 인디다큐페스티벌 2008 - 대추리·새만금 주민의 삶이 궁금하다면
국내외의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만날 수 있는 독립영화의 잔치가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서울 저동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올해 여덟번째를 맞는 영화제의 슬로건은 ‘실험! 진보! 대화!’. 13편의 국내 신작(장편 10편, 단편 3편)과 9편의 해외 신작(장편 6편, 단편 3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평택 대추리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길> (감독 김준호)이 선정됐다. 2006년 5월 볍씨를 뿌린 논에 철조망을 치는 ‘행정대집행’ 이후 대추리 주민들의 삶이 필름에 담겼다. 폐막작은 비극적 운명을 지니고 사는 가난한 홍콩 가정의 이야기를 기록한 <모두들 안녕하십니까> (감독 킹 와이 쳉). 모두들> 길>
새만금 어민들의 투쟁을 담은 <살기 위하여-어부로 살고 싶다> , 성매매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언니> , ‘다르다’는 이유로 핍박받는 <아웃: 이반검열 두 번째 이야기> 등이 상영목록에 포함됐다. 모든 영화는 무료로 상영되고, 장애인을 위한 관람석이 따로 마련된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sidof.org) 참조. 아웃:> 언니> 살기>
■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 여성주의 작가들의 영화가 보고싶다면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주제로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다음달 10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세계 30개국에서 온 141편(장편 63편, 단편 78편)의 영화가 상영되며, 새로운 행사도 다양하게 마련된다.
개막작 <텐 텐> 은 국내외 여성 감독 6명의 단편을 모은 HD 옴니버스 프로젝트 영화. 변영주 이수연 등 국내 감독 4명과 올리케 오팅거(독일), 헬린 리(캐나다) 등 해외 감독 2명이 자신만의 시각으로 ‘서울과 여성’이라는 테마를 풀어낸다. 텐>
여성의 몸을 주제로 한 ‘몸의 정치학’, 여성의 도발적 상상력에 주목하는 ‘판타스틱 여성영화-위반과 유혹의 공간’, 성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퀴어 레인보우’ 등 다양한 섹션이 마련됐다. 여성 감독의 영화만 소개한 예년과 달리, 국내외 남성 감독의 여성주의 시각을 엿보는 ‘오픈 시네마’ 섹션도 신설됐다.
관람료는 조조 4,000원, 일반 5,000원, 심야상영 1만원이다. 프로그램 확인과 티켓 구입은 홈페이지(www.wffis.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2008 - 세계 애니메이션의 흐름 보고싶다면
세계 애니메이션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영화제로, 5월 21일부터 닷새 동안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다. 63개국 1,307편이 응모, 경합 끝에 30개국 137편이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다.
일반 단편 부문에는 세계 영화제 수상 경력이 있는 <더 피어스 시스터> (영국), <아크> (폴란드), <마담 투티 푸티> (캐나다) 등이 진출했다. 장편 부문에는 스페인 러시아 프랑스 등 유럽의 애니메이션 5편이 본선에 올랐다. 유럽국가들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작품들의 약진이 올해의 새로운 흐름이다. 홈페이지(www.sicaf.org) 마담> 아크> 더>
■ 좌충우돌! 블로그, 영화와 놀다(BPF 2008) - 새로운 미디어의 파워가 궁금하다면
한국 네티즌의 막강한 파워가 마침내 영화제 개최에 이르렀다. 온라인 공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블로거들이 뭉쳐 ‘영화와 노는’ 판을 만든다. 영화 전문 팀블로그 ‘영화진흥공화국’, 영화 저널리스트 최광희씨,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씨, 대중문화 평론가 정덕현씨, 영화비평 매거진 ‘네오이마주’ 등 영화 전문 블로그 운영자들이 운영위원으로 활동한다.
‘블로거가 뽑은 2007 다시 보고 싶은 영화’ 1위로 선정된 <기담> (감독 정가형제)이 재상영되고, 블로그 시사회로 외화 <플래닛 테러> 가 준비된다.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와 최광희씨 등이 참여하는 ‘요절복통 영화 토크쇼’도 열린다. 주요 행사는 15일 롯데시네마 홍대점에서 마련되며, 자세한 정보는 각 운영위원의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플래닛> 기담>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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