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인 모건스탠리가 한국증시에 대해 밝은 전망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에는 한국증시도 회복세를 보여 올해 말 코스피지수가 2,200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코스피지수는 1,600대에서 매우 견고한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며 “물론 외부변수가 악화돼 1,600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이는 단기에 그칠 것이며 매수시점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한국증시의 반등 시점을 올 하반기로 늦추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모건스탠리의 한국투자전략 및 리서치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박찬익(사진) 전무는 이날 간담회에서 “주가이익비율(PE)를 비교해보면 한국증시는 아시아국가 중 가장 저평가되어 있다”면서 “이른 상반기에는 뚜렷한 반등이 없겠으나 2ㆍ4분기 초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무는 장밋빛 전망의 근거로 우선 수출의 대미 의존도가 낮아진 점을 들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불안해 하는 점은 한국이 수출비중이 높아 해외변수, 특히 미국의 영향을 지나치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실제로 한국의 수출비중은 국내총생산(GDP) 중 36%정도로 다른 아시아국가보다 낮을 뿐 아니라 미국에 대한 의존도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외 중국 러시아 등 제3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50%에 달해 대미 수출이 둔화되더라도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거라는 설명이다.
특히 중국경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고 그는 지적했다. 박 전무는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한 자릿수로 낮출 거라고 밝혔지만 실제 그렇게 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중국의 설비투자와 소비가 경제성장을 이끌 것이며, 이에 따라 한국의 중국수출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국이 해외투자가 허용된 적격기관투자자(QDII) 승인을 확대하면서, 중국의 자금이 한국증시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 전무는 “QDII 금액규모와는 관계없이 이 자금이 국내 유입될 경우 국내 투자심리가 급격히 회복되면서 주가반등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며 “특히 국내 자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자금이 빠른 시간 안에 주식으로 흐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증시의 위험요소로는 원자재 가격상승과 미국발 변수의 악화 가능성, 원화약세 등을 꼽았다. 박 전무는 “상품가격 상승으로 인해 조선, 건설, 석유화학 업종의 실적 악화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발 악재가 2ㆍ4분기 실적발표 이후에도 더욱 악화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화가 지금처럼 계속 약세로 간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어오기는 힘들 것”이라며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는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전망과 관련, 박 전무는 “올해 국내 가계소비가 작년보다 호전되고 수출증가율이 10%대를 유지하면서 GDP성장률이 작년과 비슷한 4.9%, 물가상승률은 3%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대통령이 바뀐 첫해에 한국증시가 연초대비 평균 35% 정도 상승세를 보였다”며 “올해는 건설과 기업설비투자가 경제성장을 이끌 것이며 정부의 법인세 인하 등의 노력도 기업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전무는 모건스탠리가 한국을 아시아시장에서 대만 다음으로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고 ‘비중확대’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종목으로는 ▦자동차 ▦가전 ▦철강업종과 ▦인수합병 가능성이 큰 은행주들을 올해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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