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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최중경 효과'도 환율 급등 한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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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최중경 효과'도 환율 급등 한 몫

입력
2008.03.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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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세에 당국의 고민도 깊어졌다. 성장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새 정부는 지금의 환율 상승세가 꼭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그래서, 지금 시장 참가자들이 환율 상승 쪽에 베팅을 하고 있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물가다.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는 물가에는 '독'이다.

가파른 환율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가뜩이나 고유가 부담을 안고 있는 수입물가를 더욱 끌어 올려 국내 인플레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성장이냐, 물가냐'의 기로에 선 것이다.

지금 환율 상승세는 외국인 주식자금 이탈, 경상수지 악화 우려 등 달러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이른바 '강만수ㆍ최중경 효과'도 적지 않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중경 1차관은 말하자면 적극적인 시장 개입론자다. 강 장관은 특히 취임 후 환율 관리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경쟁력을 높여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잠잠하던 원ㆍ달러 환율이 새 정부 출범 후 하루도 쉬지 않고 상승하며 8거래일 동안 무려 33원 이상 치솟은 것이 이와 무관치는 않다.

더구나 적어도 원칙적으로 "물가를 잡기 위한 시장 개입은 없다"는 것이 당국의 확고한 입장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물가를 잡기 위해 환율 정책을 편 적이 없으며, 다른 나라에도 그런 사례는 없다"며 "물가는 다른 정책을 통해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환율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당국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시장 기대심리가 한 방향으로 급격히 쏠리는 것이다.

부 관계자는 "11일 원ㆍ달러 환율이 장중 980원벽을 뚫었다가 다시 진정세를 찾은 것은 아직 시장에 양방향 기대심리가 모두 존재한다는 의미"라며 "아직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추이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환율이 급격히 하락할 당시 시장 참가자들이 모두 달러를 내던지면서 시장 불안을 부추겼듯,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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