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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어떤 동상 어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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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어떤 동상 어울리나?"

입력
2008.03.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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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이냐, 세종대왕이냐.

서울 세종로에 조성될 광화문광장에 때아닌 동상 이전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시가 이순신 장군 동상 뒤에 세종대왕 동상을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두 동상의 크기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재검토 하기로 했다.

내년 6월까지 조성 예정인 광화문광장에 두 동상 모두 놓기로 했던 서울시는 “동상 배치 계획을 재검토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최근 개최한 광화문광장조성사업자문단 회의와 서울디자인위원회 심의에서 위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세종대왕 동상 이전을 기존의 이순신 장군 동상과 연계해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해 말 확정 발표한 광화문광장 설계안에서 기존의 이순신 장군 동상 뒤인 세종문화회관 앞쪽에 덕수궁의 세종대왕 동상을 이전, 설치하려 했으나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서울디자인위원회 관계자는 “세종대왕 동상이 좌상(坐像)이고, 이순신 장군 동상은 입상(立像)으로 형태가 다른데다, 세종대왕 동상(높이 6.7m)이 이순신 장군 동상(17m)보다 작아 정면(남쪽)에서 봤을 때 가려지는 문제점이 지적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자문단과 위원회의 이 같은 권고에 서울시는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궁극적으로 ‘세종로’엔 이순신 동상이 아닌 세종대왕 동상을 들인다는 시의 기본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세종대왕 동상을 광화문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은 2002년께 문화재청이 덕수궁 복원에 장애가 되는 동상의 이전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논의가 시작돼, 서울시의 광화문광장 조성 계획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시 관계자는 “각 회의에서 자문단과 위원들은 세종대왕 동상의 세종로 이전에 대해서 이견은 많지 않았다”면서 “여러 가능성을 두고 동상 배치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자문단과 위원들의 주문 요지는 길 하나에 두 개의 동상이 서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고, 동상 두 개가 서더라도 크기 차이 때문에 조화롭지 못하다는 것”이라며 “현재로선 세종대왕 상을 덕수궁에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자문단의 의견은 말 그대로 ‘자문’ 수준”이라며 “우선 당초 계획대로 두 동상이 들어선 뒤 이후에 ‘세종로에 웬 충무공 동상이냐’는 여론이 형성된다면 다시 이순신 동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동상 배치는 전문가와 시민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광화문에서 세종로사거리, 청계광장간 740m의 세종로 중앙 폭 34m에 옛 육조거리 등 역사를 재현하고 각종 연못과 분수, 문화갤러리, 조명 등을 설치하는 광화문광장 조성공사를 지난 2월 착공, 내년 6월 완공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교통규제 심의 지연 등으로 아직 착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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