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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의 보고서/ "북극 녹으면… EU·러시아간 자원개발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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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의 보고서/ "북극 녹으면… EU·러시아간 자원개발 갈등"

입력
2008.03.1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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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북극 해빙이 지하자원 개발을 용이하게 해 이를 둘러싼 유럽연합(EU)과 러시아간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앞서 발표된 보고서를 인용, EU가 “지구 온난화로 북극이 녹으면서 드러나게 될 광물 자원 개발을 두고 EU와 러시아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10일 보도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EU 외교정책 대표와 베니타 페레로_발트너 외교담당 집행위원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는 전 세계적인 대량 이주와 국가 파탄, 정치적 급진화 등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국가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고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보고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북극 해저에 자국 국기를 꽂은 과학자들을 환대하면서 북극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친 사례를 제시, 북극이 향후 이해당사국간 에너지 개발 전쟁을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서방 정책 결정자들 사이에서 에너지 안보가 주요 의제로 부각하고 있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

북극 해빙으로 인한 자원개발 갈등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와 노르웨이는 슈피츠베르겐 군도에서의 해상 조업권을 둘러싸고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의 대륙붕에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와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만약 지구 온난화가 이 지역의 자원개발을 용이하게 만들 경우, 양국간 갈등이 첨예해지는 것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 덴마크까지 개발 경쟁에 가세해 전면적인 자원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사상 처음으로 다음달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안보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나토가 급진적인 성명서를 발표할 경우, 나토가 앞으로 에너지 안보를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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