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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총선현장/ 소수자 비례대표 뜻은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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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총선현장/ 소수자 비례대표 뜻은 좋지만…

입력
2008.03.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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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당 비례대표 후보 어때요.'

비례대표 후보를 보면 그 당의 색깔이 보인다. 이번 총선도 아니다. 각 당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무척이나 이채로운 인물들을 내세웠다.

창조한국당은 10일 필리핀 출신의 이주 여성인 페르난데즈 주디스 알레그레(37)씨를 비례대표 후보로 확정해 발표했다. 1992년 한국으로 이주한 주디스씨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며, 현재는 영어학원 강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그의 남편은 2004년 투병 끝에 작고했고, 두 자녀는 필리핀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디스씨가 비례대표 후보로 확정된 것은 여러 면에서 눈길을 끈다. 그는 국내 정당 사상 첫 외국인 출신 비례대표 후보로 다문화 가정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창조한국당은 소수자를 보호한다는 강령을 '실천'으로 보여 줬다고 할 수 있다. 문국현 대표는 "이주 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한다는 차원에서 인종차별과 편견에 맞서 싸우며 맹렬하게 살아 가는 이주 여성을 추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은 17대 총선 때 비례대표 1, 2번에 각각 금속노조 사무처장과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 인사를 내세웠지만 이번엔 여성장애인과 비정규직 노동자를 추천했다. 진보신당도 비슷한 계획을 갖고 있다. 하나같이 소수자에 대한 배려를 이유로 든다.

그러나 이들 정당의 결정에 쉽게 고개를 끄덕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의미 있는 결정이고 '신선한' 시도이지만 공당(公黨)의 역할은 다른 데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학과 교수는 "소수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라면 의정활동에서 이를 풀어낼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준비된' 후보를 국회에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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