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 밤하늘에서 바라봤을 북두칠성에 별이 7개가 아니라 8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적다. 손잡이 끝에서 두번째 별 바로 옆에는 작은 별이 하나 붙어 있다. 이 사실은 눈이 유별나게 좋지 않아도, 1만원권 지폐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알 수 있다. 지폐 뒷면에는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이처럼 관측 사실이 제대로 반영돼 있다.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은 천문학 에세이집 <하늘을 잊은 하늘의 자손> (사진)에서 이처럼 우리 조상들이 하늘을 가까이 섬겨왔음을 강변하고 있다. 박 원장 스스로 어려서 장독대에 올라 하늘만 바라보던 조상의 핏줄을 타고 났다. 그래서 블랙홀 이론이라는 전공분야 외에 생활 속에 천문학을 널리 알리는 일은 박 원장의 또 다른 전문분야다. 하늘을>
하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천문학 연구 인프라는 “조상을 뵐 낯이 없는 수준”이라고 박 원장은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광학망원경인 보현산 망원경(지름 1.8m)은 10m 구경의 렌즈 2개를 이은 최대의 켁 망원경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약해 현재 세계 50위권에도 들지 못한다.
박 원장은 “한국천문연구원은 일본국립천문대에 15년쯤 뒤져있다”며 “축구에 비유하면 5대 0으로 지고 있는 것인데 진짜 축구는 1대 0으로만 져도 분을 못 참는 현실을 감안하면 만감이 교차한다”고 썼다. 책의 제목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왔다.
우리나라의 천문학 전통, 상식에 속하는 재미난 천문학 현상들, 천문학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 그리고 박 원장이 천문학에 들어서게 된 개인사와 소회가 어우러져 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인터넷한국일보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